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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대표 부촌인 압구정과 반포 역시 비슷한 분위기였다. 래미안 원베일리 인근 공인중개사는 “매물이 소폭 늘어났긴 했지만 거래 자체가 마른 상태에서 늘어난 것”이라며 “그간 처분하지 못했던 서초구의 구축 아파트를 내놓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세금을 낼 여력이 없는 노인들 비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예정대로 5월 9일 종료하겠다고 밝히면서 “정책의 신뢰성이나 예측 가능성이 정말 중요하다”며 “이번에는 끝”이라고 강조했다. 5월 9일까지 매도 계약을 하고 강남3구·용산구는 3개월 내 잔금·등기(10.15 대책 신규 조정지역 6개월 내 잔금·등기)를 치르는 매도분에 대해서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적용되지 않는다. 그로 인해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발언이 나오기 전인 보름 전 대비 서울 아파트 매물은 3일 5만 6250건으로 2.8% 증가했다. 송파구는 13.1%, 강남구와 서초구는 각각 8.8%, 8.1% 늘어났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계정을 통해 “올해 들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매물이 10%대 증가했다”며 “시장도 반응하고 있다. 정상화로 가는 첫 신호”라고 말했다.
특히 양도차익이 커진 강남의 고령층을 중심으로 향후 보유세 부담까지 커질 것에 대비해 집을 내놓는 분위기지만 매물 가격을 크게 낮춘 적극적인 매도세는 크지 않았다. 반면 다주택자들이 매도 호가를 낮춰 매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매수자들의 문의는 많아졌다. 실제로 기자가 리센츠 인근 중개업소를 방문했을 때도 수 억이 떨어져 급매로 나온 매물이 없는지를 문의하는 전화가 걸려왔다. 중개업소 사장은 “몇 억 낮춘 매물이 나오면 연락 달라는 식”이라고 말했다.
강남권 밖으로도 일부 시세보다 몇 천 만원 낮춘 매물이 나오긴 하지만 매물 출회 강도가 크진 않다.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인근 공인중개사는 “송파구에 집이 있는 한 다주택자는 퇴직한 상태인데 강동구 집 팔아야 하냐고 물어오긴 했지만 실제로 매물로 나오진 않고 있다”고 밝혔다. 동작구 신대방동 동작상떼빌 인근 공인중개사는 “다주택자인 집주인이 시세보다 몇 천 만원 낮춰 내놓은 매물 한 두 개 정도가 있다”고 말했다. 동작상떼빌 132㎡ 규모 아파트는 3일 12억 8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1월 12억 6900만원 거래가보다 소폭 높지만 15억원대로 매도 호가를 올린 경우도 있어 이보다는 낮은 가격대다.
서울 외곽에선 매물 출회가 많지 않은 편이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의 경우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압박으로 인한 매물 출회는 거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래미안도봉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매물이 하도 없어도 ‘급매물’이라고 붙여놨을 뿐 매물이 별로 없다”고 밝혔다. 노원구 중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집주인 대부분이 다주택자보다는 1주택 신혼부부인 경우가 많다”며 “1주택자인 경우 집값이 올라서 내놔야 할지, 그냥 살 것인지를 고민하는데 팔더라도 다른 곳으로 옮기기도 어려워 매물이 많지 않다. 반면 곧 새학기라 매수 문의는 미친듯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