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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일본 외무성은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명의로 환영 담화를 냈다. 같은 날 WTO가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을 지낸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66)를 사무총장으로 추대했다고 발표한 직후다. 외무성은 “우리나라(일본)는 WTO 새 사무총장에 나이지리아 출신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씨가 회원국들의 합의로 임명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개발도상국이 가맹해 다양성을 체현하는 국제기구의 장에 아프리카 출신이면서 여성으로 처음 취임하는 것은 다각적인 무역체제를 유지·강화하는 데 매우 의의가 깊다”며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이 식견과 경험을 바탕으로 주요국 간 조정 능력과 국제기구 운영 수완을 발휘해 회원국과 제휴·협력하면서 WTO에 산적한 여러 과제에 대응하길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이 이끄는 WTO 사무국을 강력하게 지원하면서 회원국과도 긴밀히 연계해 코로나19 영향을 받는 세계 경제의 회복과 긴급 과제인 WTO 개혁을 실현하기 위한 국제적 대응을 지속해서 주도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도 이날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오콘조이웨알라의 WTO 사무총장 취임을 환영한다”며 “필요한 지원을 아낌없이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상 역시 각료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과제에 대응할 수 있는 WTO가 됐으면 한다”며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의 수완을 기대하고 있다고 환영했다.
일본 정부는 그간 WTO 사무총장 결선 과정에서 막판까지 경합한 유 본부장이 선출될 가능성을 극도로 경계해 왔다. 2019년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기업이 피해자들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한국 대법원 판결에 대해 사실상 보복 조치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의 한국 수출을 규제한 데 대해 한국 정부가 일본을 WTO에 제소하는 과정에서 유 본부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일본은 “한국 후보는 절대 안 된다”며 주변국에 한국 후보를 지지하지 말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일본 관료들 역시 자국 언론 인터뷰에서 “응고지 후보를 지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조율 중”이라며 “유 본부장이 당선되면 WTO 분쟁이 공정하게 처리될 지 의문”이라고 말해 왔다. WTO 사무총장은 개별 국가 간 분쟁에 직접 관여하지 않지만 유 본부장이 당선되면 일본에 불리할 것이라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