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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부(재판장 김영학)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도성환(62) 전 홈플러스 사장과 김신재(65) 전 부사장에게 각각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홈플러스 법인에 대해선 벌금 7500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국내 굴지의 유통 대기업인 홈플러스가 고객의 개인정보 보호에 앞장서야 할 사회적 책임이 있음에도 유상판매 목적을 숨긴 채 경품행사를 가장해 부정한 수단과 방법으로 고객들의 취득해 팔았다”며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범행으로 취득한 개인정보가 매우 많고 홈플러스는 개인정보를 보험사에 제공해 큰 이익을 얻었다”며 “수많은 고객들이 피해를 봤지만 피해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홈플러스 경품사기로 취득한 부당이득에 대해선 추징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홈플러스 법인에 대해 벌금과 함께 부당이득 231억원에 대한 추징을 구형한 바 있다.
이번 판결은 홈플러스 경품사기에 대해선 기소 3년 7개월 만의 첫 유죄 판결이다. 홈플러스 경품사기는 지난 2015년 1월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졌다.
검찰 수사 결과 홈플러스는 2011년 12월부터 2014년 7월까지 고객 수집 정보를 목적으로 경품 이벤트를 진행해 고객정보 712만건을 취득해 이를 보험사에 148억원에 판매하는 등 총 231억7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얻었다.
홈플러스는 응모권에 생년월일·자녀수·부모님 동거 여부 등을 기재하도록 했고 일부라도 기재하지 않을 경우 경품 추첨에서 배제했다. 특히 이 같은 고객정보 판매 사실 등에 대해선 글자 크기를 1mm로 인쇄해 사실상 가독을 불가능하게 했다.
실제 경품 추첨 시에는 홈플러스 직원과 외부 이벤트 업체 직원이 짜고 당첨자에게 연락하지 않거나 추첨을 조작하는 방법으로 경품을 가로채기도 했다.
검찰은 2015년 1월 도 전 사장과 홈플러스 법인 등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심과 2심은 1㎜ 글씨 크기의 고지에 대해 “사람이 읽을 수 없는 정도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개인정보보호법상 고지 의무를 다했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대법원 1㎜ 고지에 대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항소부로 돌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