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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제약은 실무자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당 연구의 주체인 서울아산병원측이 보도 직후 회사측에 정정요구를 해왔다고 밝히면서 동성제약측의 고의성을 의심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동성제약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7월20일 임상 2상 시험 결과를 해외 유명 학회지에 투고했다는 기사가 나올 당시 주가는 19.17% 뛰었다. 이날 동성제약은 사실확인을 요청한 이데일리 기자에게 “관련 보도 내용은 사실이 맞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8월에도 상한가를 포함해 나흘 연속 오르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주가가 급등하자 한국거래소는 8월23일 조회공시를 요구했지만 다음날 동성제약은 “중요 공시 대상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다 지난달 말 해외 학술지 투고가 사실이 아니라는 보도가 나왔고, 주가는 다시 곤두박질쳤다. 주주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결국 동성제약은 “해외 학술지에 아직 투고한 사실이 없다”고 1일 해명공시를 낸 것이다. 공시가 나온 다음날인 2일 동성제약의 주가는 24.57% 급락했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최초 보도 경위에 대해 “실무자가 이해를 못해 전달이 잘못된 것”이라며 “늦게나마 정정 공시를 냈으니 더 이상 언급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초 보도 이후 정정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동성제약은 이날 이데일리 취재 이후 일부 언론에 허가임상 준비가 예정대로 추진되고 있다는 호재성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이 영향으로 이날 오전 약보합과 강보합을 오가던 동성제약의 주가는 전 거래일 보다 4950원(20.67%)오른 2만8900원에 마감했다.
동성제약의 해명처럼 실무자의 실수가 맞다치더라도 이 회사는 주가조작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미확인된 정보를 외부에 흘린데다, 사실 관계를 바로잡을 기회가 많았지만 두 달이 훌쩍 넘은 시점에서야 해명공시를 했다. 다분히 고의성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반성의 자세를 보이기 보단 호재성 보도자료를 내며 이를 무마하려 한 것은 비난을 사기 충분하다.
정부가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잇따라 규제완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시장에 혼란을 부추기는 행위가 발생하면 또 다시 규제를 강화하라는 목소리는 커질 것이고, 자본시장 성장은 더딜 수밖에 없다. 성숙한 시장을 만들기 위한 상장사들의 자정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