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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A는 전기차·배터리 등 전략산업의 역내 생산과 조달을 우대하는 이른바 ‘메이드 인 유럽(Made in EU)’ 정책이 핵심이다. 이는 유럽의 전략 산업마저도 중국 업체에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다. 안나 카바지니 EU 의회 의원은 “IAA에 대한 지지와 법안 강화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대되고 있다”며 “법안이 중국의 공격적 통상정책에 대한 EU 대응의 핵심축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의회는 추후 법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고 심의할 예정이다.
미국도 중국 배터리를 사용하는 기업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숀 더피 미국 교통장관은 지난 8일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에게 중국 CATL·지리·BYD와의 거래 단절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포드가 미시간 공장에서 CATL의 기술을 라이선스해 배터리를 생산하는 것을 문제 삼았다. 스페인 공장에서 지리와 유럽 시장용 차량을 생산하고 해외 시장용 차량을 공동개발을 추진하는 점도 문제가 됐다. 포드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SK온에게는 트럼프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이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과 EU의 견제 배경에는 중국 업체의 빠른 해외시장 확대가 자리 잡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CATL의 배터리 사용량은 90.5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기보다 41.7% 증가했다. 점유율도 30.0%에서 33.6%로 상승했다. BYD도 67.9% 성장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의 합산 사용량은 6.3% 감소한 74.3GWh, 점유율은 37.2%에서 27.6%로 낮아졌다.
공급망 다변화 방안으로 한국 기업과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피터 핸들리 전 EU 집행위원회 고위 관료는 최근 닛케이아시아에 “EU는 배터리 생산과 관련해 한국과 더욱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헝가리·폴란드 등에 173GWh 이상의 생산거점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역내 생산 우대 정책이 강화될 경우 수혜가 예상되는 이유다.
전기차 수요 둔화의 돌파구로 부상한 ESS에서도 중국 견제가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행정명령을 통해 ESS 등 외국산 전력설비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중국산 설비를 겨냥한 조치로 보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북미 ESS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말까지 북미에서 50GWh 이상의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삼성SDI는 오는 4분기부터 미국 인디애나에서 ESS용 LFP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SK온도 미국 조지아 전기차 배터리 라인을 ESS용 LFP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중국 내부의 과잉 공급을 억제하려 움직임도 더해지고 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 당국은 기존·계획된 ESS 배터리 생산능력을 파악하는 한편 아직 정식 착공하지 않은 일부 사업의 승인과 추진을 잠정 중단했다. 대외 시장의 중국산 규제와 한국 기업의 현지 공급망 확보와 투자 확대, 중국 내부의 공급 조절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이 공급망 안정성과 안보 리스크를 함께 보기 시작하면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흐름이 분명해지고 있다”며 “현지 생산기반과 고객사를 확보한 국내 배터리 업체에는 중장기적으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