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EU가 탄소배출량에 따라 비용을 부담하는 CBAM이 본격 시행됐지만 해당 배출량에 따른 인증서 구매 의무화 시점은 내년 2월로 미뤄지게 됐다. CBAM은 EU로 수출되는 철강, 알루미늄, 비료 등 7개 부문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 추정치를 계산해 일종의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구체적으로 EU로 수출되는 제품별 탄소 배출량을 곱한 뒤, 여기에 EU 배출권거래제(ETS)에서 형성된 탄소 가격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산정된다. 즉, 제품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많이 배출할수록 인증서 구매 비용도 늘어나는 구조다. 현재 EU ETS에서 탄소 가격은 톤(t)당 약 80~100유로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고로 방식으로 생산된 열연강판의 평균 탄소배출량이 t당 약 2톤 내외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CBAM 본격 시행 시 철강 제품 톤당 최대 160~200유로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단순한 비용 부담뿐만이 아니다. 포스코나 현대제철과 같은 대형 철강사는 탄소배출산정, 검증 체계 등을 위한 시스템을 갖췄지만 나머지 철강사들은 막대한 비용이 드는 산정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인력, 기술적 장벽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또 탄소 배출 시스템은 갖췄지만 사업 기밀·공정 정보 유출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1년의 유예 기간을 번 셈이지만 탄소배출량 산정과 공시 체계를 갖춰야 하는데 아직 많은 중소 철강사들은 공정별 데이터 확보와 검증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산업 전반의 구조 전환과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주요 철강사들이 추진 중인 수소환원제철 등 저탄소 공정 전환에는 개별 기업 기준으로 조 단위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해당 기술은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로 단기간 내 탄소 감축 효과를 수치로 입증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독일, 프랑스 등 유럽과 같이 정부 차원의 보조금과 전력 요금 지원책 등이 필요하다는 업계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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