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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은 무용에 대한 꿈을 갖게 하는 민들레 홀씨 같은 공연이다. 나도 10여 년 전 이 공연을 본 뒤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벨기에 피핑톰무용단에서 활동 중인 무용수 겸 안무가 김설진(37)이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에 처음 출연한다. 26일 서울 중구 한국의 집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설진은 “출연하고 싶었던 공연에 초청 받아 떨린다”며 “참여하게 된 게 영광이고 재미있게 공연을 즐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설진은 국내에서 ‘댄싱9’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현대무용 스타다. 2008년 오디션을 통해 피핑톰무용단에 입단했다. 국내에서는 현대무용단 무버(MOVER)도 이끌면서 무용수 겸 안무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수 이문세 소속사 케이문에프엔디와 계약을 맺고 배우로도 활약 중이다.
김설진은 “나는 ‘소울 트레인’을 보면서 스트릿 댄스를 시작했고 영화 ‘백야’를 본 뒤 무용을 하게 됐다”며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은 영화 ‘백야’처럼 지금 무용을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좋은 영감이자 동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이번 공연의 의미를 설명했다.
자신이 안무한 신작 ‘고막 속 난쟁이’로 직접 무대에 오른다. 올해 초 세상을 떠난 가야금 명인 황병기의 ‘미궁’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사의 찬미’를 음악으로 사용한다. 김설진은 “‘미궁’과 ‘사의 찬미’ 모두 삶을 노래하고 있다”며 “나 역시 삶을 작품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무용의 즉흥성을 표현한 작품으로 공연의 큰 틀만 잡고 당일 무대에서 방향이 정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설진은 앞으로도 무용과 배우를 병행하며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백야’에 출연했던 무용수 미하일 바리시니코프를 누군가는 ‘섹스 앤 더 시티’에 나온 배우로 생각한다”며 “그를 통해 무용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도 있는 만큼 나 역시 무용과 배우를 굳이 나눠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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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은 해외에서 활동해 국내에서 쉽게 만나기 힘든 실력파 무용수의 갈라 무대를 선보이는 공연이다. 2001년 LG아트센터에서 처음 시작해 2년에 한 번씩 열리다 2007년부터 매회 열리고 있다. 그동안 강수진·하은지·한서혜·권세현·최영규 등 90여명이 무대를 빛냈다.
올해는 김설진 외에도 김수정(이스라엘 키부츠무용단), 김애리(베를린국립발레단), 이승현(베를린국립발레단), 정재은(폴란드국립발레단), 정지연(헝가리국립발레단), 최원준(폴란드 브로츠와프오페라발레단) 등이 출연한다.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가 4년째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올해는 초청 안무가로 자신의 안무작도 함께 선보인다.
김 예술감독은 “올해는 초청 무용수들이 창작 작품을 하고 싶어해 예년보다 창작 레퍼토리가 많다”며 “이들이 오랜만에 고국에서 공연을 하며 힘든 해외 활동에 대한 보상을 받고 용기를 얻어 돌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티켓 가격 4만~8만 원. 오는 28일과 29일 이틀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