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내일(15일)부터 ‘5G 단독모드(SA)’를 전국에서 켠다고 하자, 무엇이 달라질까 관심이다. 5G 가입자는 5G망만 쓴다는 걸까, 속도는 빨라질까, 좋아지는 점은 무얼까 등 궁금증이 많다. 경쟁사들은 오히려 속도가 떨어질 것이라 우려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5G 단독모드는 ①5G 기지국이 구축된 지역에서만 LTE 신호를 잡지 않고 5G를 이용하는 것이어서 5G 가입자는 5G망만 쓴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또, ②속도는 빨라지지 않고(이론상 속도는 느려질 수 있으나, 체감 속도는 별 차이 없음)③대신 5G 단말기의 배터리 손실은 줄어든다. 아울러 ④논리적으로 망을 쪼개쓰는 네트워크슬라이싱이 가능해 5G 초저지연을 활용한 기업용 서비스를 구현하는데 유리하다.
한마디로 5G의 진화과정에서 단독모드(SA·Stand Alone)는 가야 할 방향인 셈이다.
하지만 5G SA를 하지 않은 통신사들이 잘못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네트워크 운영 전략의 차이다.
KT, 전국망에서 5G 단독모드 가동…단말은 ‘갤S20’부터
KT가 5G 전국망에서 단독모드(SA)를 시작한다. 단말기, 기지국장비, 코어망 장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마쳤다. 단말은 갤럭시S20부터 적용된다. 5G SA서비스는 국내에선 KT가 최초다. 외국에선 미국 티모바일, 독일 보다폰, 중국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이 5G SA를 시작했다.
KT 관계자는 “SA를 하게 되면 5G 커버리지에선 LTE 신호 없이 5G만 잡게 돼 단말기의 배터리 손실이 줄어든다”면서 “5G의 특성인 초저지연을 구현하기에도 5G SA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테스트한 결과, 5G SA에서는 LTE와 함께 쓰는 비단독모드(NSA·Non-Standalone)보다 배터리가 최대 8.8% 절감됐다.
이론상 5G 속도는 느려져…체감 속도는 하반기 품질평가 봐야
결국 5G SA는 배터리 절감과 초저지연 구현에는 유리한 셈이다. 그렇다면 속도는 어떨까. 전문가들은 이론상 5G 속도는 느려질 수 있지만, 소비자가 체감할 정도는 아닐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5G 단독모드가 되면 LTE 주파수를 이용하지 않아(차선이 줄어들어)KT 5G의 이론상 최대 속도는 줄어든다. NSA로 제공하는 이론상 최대 속도는 다운로드 기준 2.5Gbps지만, SA 모드는 1.5Gbps다.
익명을 요구한 전자통신연구원(ETRI) 관계자는 “사용하는 대역폭만 같으면 떨어질 이유가 없다”면서 “즉, 데이터가 몰릴 때에는 5G 속도가 떨어질 수 있고, 전체 시스템 관점에서 보면 차이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구 5G 포럼 집행위원장(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은 “이론적으로는 5G SA에서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많은 유저들이 헤비한 콘텐츠를 쓴다면 체감 속도가 떨어질텐데 아직 5G에서는 그런 콘텐츠가 많지 않아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5G 단독모드(SA)를 시작한 KT 5G의 속도가 저하될 것인가 여부는 하반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5G 품질평가를 통해 증명될 것으로 보인다.
KT가 5G 단독모드를 다른 통신사보다 앞서 하게 된 것은 LTE 주파수가 LTE 가입자만으로 꽉 찼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LTE 가입자 입장에선 보면 오히려 5G 가입자가 LTE를 잡지 않아 부담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SK텔레콤, 다른 방식의 5G SA 준비 중
SK텔레콤은 KT와 다른 방식의 5G SA(옵션4)를 준비 중이다. KT가 쓰는 단독모드(SA)는 5G 코어·기지국 장비만 쓰는데, SKT가 준비하는 SA는 LTE 네트워크와 결합된 서비스 제공까지 가능하다. 복합망 전략을 구사하는 SKT는 독일 도이치텔레콤, 영국 BT 등과 함께 ‘5G 옵션 4’ 백서를 지난 2월 발간했고, 2년 이내에 상용화할 예정이다.
김동구 집행위원장은 “KT가 하는 단독모드든, SKT가 준비하는 단독모드든 각사 네트워크 전략의 차이에서 발생한 일”이라면서 “5G는 아직 국제표준도완성되지 않은 진화 중인 기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