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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제6회 이데일리 W페스타’(WWEF2017)의 마지막 세션 ‘에필로그’를 장식한 이동욱씨와 김은숙 작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인생 최고 순간에 대한 대담을 나누고 드라마 ‘도깨비’촬영 뒷이야기 등을 나눴다.
김 작가는 먼저 “여성을 주제로 한 좋은 취지의 행사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하지만, 여성인 나조차 ‘여성’에 대해 이야기를 털어놓는 게 어렵다, 어려운 주제”라며 “그럼에도 평소 친분이 두터운 배우 이동욱씨가 함께 한다고 해 마음 편히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우리들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동욱씨 역시 “이같은 행사의 강연자로 나서는 것은 처음”이라고 하면서도 “‘여성들이여 인생 최고의 장면을 연출하라’는 주제에 맞게 자신의 인생 최고의 순간이 언제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기회가 됐다”고 맞장구쳤다.
이어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배우가 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던 담임 선생님이 내 대신 모델 대회에 원서를 내 대상으로 입상한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며 “대상을 받아 배우로 데뷔하지 못했다면 지금 매우 사랑하는 배우 일을 시작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김 작가는 “나 역시 드라마 작가로 본격적으로 행보를 시작하게 된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며 “첫 드라마인 ’태양의 남쪽‘이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 돼 SBS와 계약을 할 수 있었다. 동네 호프집에서 국장과 CP를 만나 가게 카운터에 있는 모나미 펜으로 내 이름 석자 서명을 하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상을 받고 다른 인기 드라마들이 호평을 받은 순간들도 물론 행복했지만 그런 순간들은 저보단 주변의 도움이 더 많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첫 드라마는 온전히 내 힘으로 인생을 바꾼 순간이었다”며 “이 외 최고의 순간은 드라마 마지막 회가 끝나는 순간이다. 마지막 장면이 뜨는 순간 드는 안도감이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드라마 ’도깨비‘에 대한 뒷 이야기도 이어졌다.
이동욱씨는 “저승사자가 가장 처음 등장했던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며 “저승사자가 뒷 모습을 보여주며 걷다가 자동차에 부딪히는 순간 차가 박살이 나는 장면인데, 이 장면이 저승사자란 캐릭터를 명확히 보여주고 색깔을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던 장면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작가는 “저승사자가 왕이었던 시절의 사극 장면이 인상에 남고, 이동욱씨가 처음 도깨비에서 검정색 페도라를 쓴 장면도 매우 만족스러운 설정”이었다고 답했다.
반면 이동욱씨는 “정작 본인은 페도라를 쓰는 것에 완강히 반대했다”고 답해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