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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00만 도시 ‘특례시’로…지방소비세율 10%P 인상 지방 힘 키운다

송이라 기자I 2018.10.30 18:36:05

지방소비세율, 2년간 부가가치세수의 11→21% 확대
소방안전교부세율 20→45%…소방직 국가직화 충당
30년 만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지자체 권한·책임 강화
지자체들 반색 "구체적 실행방안 없어 아쉬워"

김부겸(사진) 행정안전부 장관이 30일 오후 경북 경주시에서 열린 제6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서 재정분권 · 자치분권과 관련해 기자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행안부)
[이데일리 송이라 정재훈, 김아라 기자] 정부가 경기도 수원시와 고양시, 용인시 및 경남 창원시 등 인구 100만명 이상인 4곳의 기초지자체를 ‘특례시’로 지정한다.

지역의 일은 지역이 스스로 권한과 책임을 갖고 해결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확대하고 그에 걸맞는 책임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민의 세부담 확대 없이 지방소비세율과 소방안전교부세율을 향후 2년간 현행의 2배 이상 늘려 국세 대 지방세 비율을 오는 2022년까지 7대 3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지자체들은 이같은 정부의 방침에 환영하면서도 보다 구체적 실행방안이 없는 점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전문가들 역시 지방소비세율의 최대폭 인상은 긍정적이나 추가 재원 확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림=국무총리실
◇지자체 권한·책임↑…4년간 지방세 20조 이상 증가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30일 지방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재정분권 추진방안 및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에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 지난해 10월 발표한 ‘지방자치로드맵’ 및 올해 9월 ‘자치분권 종합계획’의 구체적 내용이 담겼다. 특히 재정분권 추진방안은 세부계획으로는 처음 공개했다.

먼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을 통해 지자체의 권한과 책임을 대폭 강화한다.

기초 지자체 중 인구 100만명 이상인 경기도 수원시와 고양시, 용인시 및 경상남도 창원시 등 4곳을 ‘특례시’로 지정하고 행정수요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 시·도에 기존 법정 부단체장 외 특정업무를 수행하는 시·도 부단체장(인구 500만 이상 2명)을 자율적으로 둘 수 있게 했다.

실질적 주민자치 강화와 지방의회 감시를 위한 여러 방안도 포함됐다.

한편 권한이양에 걸맞는 재정확충방안도 마련했다.

우선 1단계로 내년부터 2년간 부가가치세의 11% 수준인 지방소비세를 21%까지 10%포인트 인상한다. 이를 통해 2년간 8조4000억원의 지방세를 확충하기로 했다.

이어 2단계로 2021년부터 2년간 세목조정 등 근본적인 구조개편을 통해 12조원 이상 지방세를 추가로 늘려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대 3으로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이 내는 세금은 변함 없이 국세 일부를 지방세로 전환하는 것이다. 지방소비세 인상분에 지역별 가중치를 적용하는 등 지역간 세원 불균형에 대한 보정장치도 마련한다.

아울러 소방직 국가직화에 따른 세원 확보를 위해 소방안전교부세율을 현행 20%에서 2년간 45%까지 인상하기로 했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국민의 세부담 증가 없이 국세를 지방세로 이양해 지방재정을 확충할 것”이라며 “지방의 다양성과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재정분권 추진 따른 지방재정 예상 모습(표=국무총리실)
◇“최대폭 지방소비세 인상 환영…갈 길은 멀다”

이날 발표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과 재정분권 추진방안에 대해 지자체들은 일제히 환영했다.

그러나 지방소비세 및 소방안전교부세 인상 만으로는 여전히 재원이 부족하다며 추가 재원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100만 인구 대도시에 특례시 행정명칭이 부여됐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방안”이라면서도 “광역수준의 권한과 기능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시 관계자 역시 “특례시 명칭을 법적으로 인정해 준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일지만 구체적 실행방안이 없어 아쉽다”고 전했다.

재정분권안과 대해서는 지방소비세율의 최대폭 인상을 반기면서도 갈 길이 멀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방세율과 소방안전교부세율을 기존의 2배 이상 지방으로 이양한다는 점은 지자체 입장에서 매우 긍정적”이라며 “다만 이 두가지 만으로는 여전히 부족하다. 법인세 등 추가 세목조정이 이뤄져야 국세와 지방세 비율 7대3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부동산세에 의존하는 현행 지방재정 구조로는 지방 스스로가 지역발전을 하려는 유인이 부족하다”며 “법인세율 인상을 통해 기업 유치 등 새로운 유인을 마련해 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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