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한]“코리아패싱 없다” 韓美, 확고한 대북공조 확인

김영환 기자I 2017.11.07 19:18:21

트럼프 “북한 핵무기, 가장 중요한 문제”
중·러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참여도 촉구
대북 제재, 기존 입장서 변화 없어..결국 미중 정상회담에 촉각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미 공동 언론행사에서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7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간 정상회담은 북한의 위협에 공고한 양국 동맹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북한이 도발 일변도에서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서 ‘베를린 구상’이 전진하지 못하는 시점에서 쏟아지던 ‘코리아패싱’에 대한 우려를,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직접 일축하면서 문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두번째 질문부터 답하겠다. 한국을 우회하는 일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 마지막 질의에서 두 가지 질문을 받았다.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한국이 92%의 비용을 댔다는 점과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코리아패싱’에 여전한 우려를 갖고 있다는 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질문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두번째 질문 답변부터 하겠다. 한국은 굉장히 중요한 국가다. 그리고 한국을 우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저는 지금 바로 말할 수 있다”는 말로 단 칼에 ‘코리아패싱’과 선을 그었다.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강조했던 ‘한반도 운전자론’이 여전히 유효한 것임을 확인시켜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과도 굉장히 큰 우애관계를 형성했다”며 “이분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고 이분들도 저희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서로를 위해 많은 일을 하고자 한다”면서 한국에 대한 여전한 신뢰감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국제적으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의 단결과 공조를 잘 이끌어 주신 데 대해 높이 평가하고 싶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에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편으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국민에게 안심이 되고 큰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과 틸러슨 국무장관, 매티슨 국방장관까지 모두 행정부 취임 첫 해 서울을 다녀갔다”며 “한미동맹은 한반도와 인도,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에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고 거듭 한반도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북한에 거듭 경고..중·러에도 협조 요청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북한에 대한 경고와 회유에 상당 부분을 할애하면서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독재자’라고 표현하면서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 모든이들에게 끔찍한 위협”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한편으로는 상대적으로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를 향해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 책임 있는 모든 국가들에게 북한 체제가 핵 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종식하도록 요구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방문 이후 예정된 중국과의 정상회담 의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한미는 독립적 국가들이 자국민의 이익을 보호하고 주변국의 주권을 존중하며 법치를 수호할 때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이라며 “핵 무기 위협에서 해방된 한반도라는 놀라운 가능성을 상상해보라. 남북 모든 사람이 한국에서 이룩한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문재인 정권의 ‘한반도 신경제지도’에 힘을 실어줬다.

문 대통령 역시 “북한이 올바른 선택할 경우 밝은 미래를 제공할 준비 돼 있음도 재확인했다”며 “이런 공동 접근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강한 어조로 밝혔다.

◇실효성 추구할 획기적 대책은 부재

양국간 대북 정책의 공통점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과거 한미가 냈던 대북 메시지와 크게 차이점이 없다는 점에서 한계가 뚜렷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북한에 대한 경고 발언은 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입을 통해 나온 반면, 문 대통령은 우리군의 방위력 향상에 초점을 두면서 북에 대한 억제력 증강을 큰 성과로 꼽았다.

북한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강력한 제재는 결국 중국과 러시아의 태도에 달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미 정상회담 뒤에 벌어질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결과에 주목해야 할 처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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