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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라임 로비 의혹과 관련해 윤 총장의 표적 수사 의혹을 지적하자 “중상모략”이라며 반발한 후 잇따른 추 장관의 공격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던 윤 총장에겐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날만을 학수고대하며 ‘참을 인(忍)’자를 마음 속에 수없이 새겼을 윤 총장의 이날 주요 발언들을 살펴보자.
◇“중상모략이라는 단어는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단어”
윤 총장이 지난 18일 이후 나흘 만에 다시 “중상모략”을 꺼내 들었다. 앞서 지난 18일 법무부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폭로와 관련해 김 전 회장에 대한 직접 감찰을 실시한 후 “윤석열 검찰총장이 야당과 검사 비위를 보고받고도 철저히 수사하도록 지휘하지 아니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밝히자, 윤 총장은 “중상모략”이라며 반발했다. 이 발언 이후로 윤 총장은 입을 꾹 닫았다.
이날 이 단어가 다시 등장한 것은 추 장관의 공이 컸다. 추 장관은 국감을 하루 앞둔 어제(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중상모략’이라고 검찰총장은 화부터 내기 전에 알았든 몰랐든 지휘관으로서 성찰과 사과를 먼저 말했어야 한다. 유감이다”라며 윤 총장에 재차 맹공을 퍼부었다.
결국 윤 총장은 이날 국감에서 ”‘중상모략’이라는 단어는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단어”라며 화답했다.
◇“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윤 총장은 철석같이 자신을 부하로 생각하는 추 장관에게 ‘나는 너의 부하가 아니야’라며 충격을 안겨줬다. 추 장관의 일방적 공격으로 코너에 몰렸던 윤 총장의 강력한 카운터펀치였다.
이날 윤 총장은 “법리적으로 검찰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며 “장관의 부하라면 정치적 중립과 거리가 먼 얘기가 되고 검찰총장이라는 직제를 만들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검찰총장은 법상 법무부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공무원입니다”라는 페이스북 글로 이를 되받아쳤다. 그러자 윤 총장은 다시 ‘노우(NO)’를 외쳤다. ‘장관 취임퇴임식에 총장은 참석 안 한다’, ‘상하 관계라면 검찰 인사에 총장 의견 제청 왜 하겠나’가 윤 총장의 ‘노우’를 뒷받침해 줬다.
◇“하 참”
사실 이날 국감의 숨겨진 명언은 따로 있었다. 바로 “하 참”이었다. 지난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나온 “어이”와 비견될 만한 회심의 감탄사(?)였다.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당시 옵티머스 관련 사건이 무혐의 처분된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의 계속되는 질타에 “하 참...”이라는 2음절의 단어로 단번에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 말은 곧바로 “자세를 똑바로 하세요. 지금 피감기관 입장입니다”라며 태도 지적을 하는 박 의원의 모습을 만날 수 있게 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