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걸 칼럼]박근혜 정부, 성공하려면?

김성곤 기자I 2013.02.25 15:28:54
2013년 2월 25일, 박근혜 정부가 공식 출범했다. 대한민국 제 18대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며 꼭 성공한 대통령이 되시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그러나 새 정부 앞에 놓인 과제는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고 심각하다. 1998년 김대중 정부도 외환위기로 국가경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출범했지만, 그것은 근본적으로 경제문제였고 동아시아의 일부 국가에 국한된 현상이었으며, 무엇보다 국민이 일치단결하여 이를 극복해야 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다. 이에 비해 박근혜 정부는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세계적 금융위기와 재정위기와 함께 3차 북핵 실험으로 심각해진 안보위기의 상황에서 출발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국민들이 안보위기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고, 양극화와 이념, 지역, 세대 간 갈등의 심화로 위기극복에 필수적인 국민적 합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출범한다는 점이다.

참으로 어렵고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가 살아 온 지난 날 중 어렵고 힘들지 않았던 때가 있었던가?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 그래서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우뚝 서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

무엇보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로 인해 깨져버린 대북 억지력을 굳건히 해야 한다. 박대통령도 강조하고 있는 바와 같이 국가안보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북한은 향후 3-5년 이내에 핵탄두의 소형화와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북핵문제의 해결을 위해 박근혜 정부에게 허용된 시간은 3년 내외가 될 것이다. 아직은 한미동맹을 통해 미국의 억지력에 기대고 있지만 만일 북한이 핵공격을 시도한다면 미국이 우리를 위해 핵전쟁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즉각적 대응을 할까?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동북아의 평화를 해치지 않으면서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는 매우 어렵지만 풀지 않으면 안될 박근혜 정부의 최대 난제다.

경제양극화 현상으로 중산층은 몰락하고 있고 1000조 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는 한국경제가 가지고 있는 시한폭탄이다.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자영업에서의 과다경쟁으로 시한부 저소득층이 급증하고 있지만 자녀들의 취업은 갈수록 힘들어져 소위 3포세대가 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누구나 동의하지만 이를 위해 기득권을 포기하려고 나서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경제활동인구는 무서운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으며 대선공약에 따라 사회복지지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에 대한 재원마련이 쉽지 않고 도덕적 해이도 만만치 않다. 장기적으로는 성장잠재력과 재분배 간의 균형을 맞춰야 하지만 당장 현실의 삶이 고달프고 어려운 서민들에게 미래세대의 부담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현재 우리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대부분의 산업들은 모두 수십 년 전에 미래를 내다보고 시작한 것들이다. 게다가 중국은 무섭게 추격하고 있고 더 이상 우리가 따라갈 선진국은 별로 없는 상황이다. 이제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먼저 나서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어두워진다. 실패를 두려워하거나 기존의 프레임에 의존한다면 더 이상 미래는 없다.

역사의 교훈을 통해 우리는 국민의 단합된 의지가 없이는 위기극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국민과 정치권, 시민사회를 이끌어 안보와 복지, 그리고 성장이라는 세 과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대통령은 더욱 낮은 자세로 소통해야 한다. 갈등보다는 협력을, 대립보다는 타협을, 압박보다는 설득을 통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다양한 집단을 이끌어야 한다. 다행히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한 신뢰와 원칙이라는 소중한 정치적 자산이 있다. 대통령이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설득하고 동참을 호소한다면 국민들의 지지와 협력이 함께 할 것이고, 정치권도 이익집단들도 위기극복을 위해 함께 노력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조건이고, ‘국민이 행복한 희망의 새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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