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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올인한 트럼프에 ‘경제’로 승부수
바이든의 이른바 ‘경제 공략’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과 인터뷰에서 구체화됐다.
그는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늑장 대응이 생명과 일자리, 경제 회복 능력을 희생시키고 있다”고 지적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상화 압박을 언급, “경제를 회복시키는 길은 보건 대응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전자상거래 업계의 ‘공룡’ 아마존을 겨냥, 그 어떤 회사도 수십억달러를 벌면서 세금을 내지 않는 위치에 있어서는 안 된다. 세금을 내야 한다“고 언급하는가 하면, 연소득 40만달러 이하 가구에 대해선 증세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처럼 바이든 전 부통령이 경제를 화두로 내던진 배경에는 작금의 미 경제 상황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바이든 캠프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 폐해가 기업의 잇따른 파산과 치솟는 실업률 등을 감안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미국 2위 렌터카업체인 허츠를 비롯해 중저가 백화점체인 JC페니, 고급 백화점 니만마커스, 중저가 의류 브랜드 제이크루, 원유시추업체 화이트닝페트롤륨, 해양시추업체 다이아몬드오프쇼어드릴링 등 굵직굵직한 미 기업들은 업종을 망라한 채 줄도산 중이고, 미국의 실업률은 5∼6월 20%대로 정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바이든, 위험한 도박 분석도
그러나 경제 문제를 앞세워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는 전략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화당 전략가인 맷 매코위악은 더 힐에 “미 경제가 3분기에는 회복될 것이며, 그때쯤이면 많은 미국인이 경기회복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할 것”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위험한 도박에 나섰다고 경고했다.
지난 21일 폭스뉴스의 전국 여론조사(17~20일·1207명 유권자 대상·오차범위 ±2.5%포인트) 결과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40%)은 바이든 전 부통령(48%)에게 8%포인트 뒤졌지만, 경제 분야(트럼프 45%·바이든 42%)에서만큼은 바이든 전 부통령을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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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그레고리 다코 선임연구원은 WSJ에 “데이터의 반전을 볼 수 있어 고무적”이라고 했고, 오바마 행정부 시절 재무부에 근무했던 콘스탄틴 야넬리스 시카고대 교수는 “가계지출, 부동산 시장, 주식 시장 등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바이든 ‘나는 경제회복 적임자’
현재로선 11월 대선 직전 미국은 다시 경기회복세를 보일 공산이 크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 때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 한 강연에서 “우리는 역사상 최고의 경제 지표를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물론 바이든 대선캠프에서도 이 같은 상황을 이미 예견하고 있다. 바이든 캠프의 정책 담당 최고위 인사는 폴리티코에 올가을의 경제 논쟁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경제’ 심판론보단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실패 및 향후 경기회복 능력 등에 초점을 맞추는 게 낫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내정책 고문이었던 윌리엄 갤스턴은 더 힐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년간 경제는 잘 이끌어왔던 만큼 이를 공격하는 건 경솔한 것”이라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유권자들에게 ‘당신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본 것을 근거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를 이 난장판으로부터 이끌어낼 적임자라고 생각하는가’와 같은 촌철살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했다.
26일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위터에 “우리는 몇 달째 코로나19 위기에 처해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에 관한 포괄적인 계획을 아직 갖고 있지 않다. 용납할 수 없다”고 적었다. 나아가 “나는 몇 달 전에 내가 무엇을 할 것인지를 정리한 상세한 계획을 발표했다”고 차별화를 시도했다. 향후 경제회복 국면에서 자신이 더 적임자임을 부각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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