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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뒤집은 'KADIZ 진입' 러시아, 여·야는 정부 대응 놓고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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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기자I 2019.07.24 18:38:57

러, 공식입장 통해 "영공 침범 없어"..유감 표시 하루만에 뒤집어
국방부 '사실 왜곡, 영공 침범은 분명한 사실"
여·야는 정부 대응 놓고 다른 평가… “文이 친일파” 원색 비난도

KADIZ 진입한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러시아가 자국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및 영공 진입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을 내면서 우리 정부와 갈등이 격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러시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국방부는 24일 주러시아 무관부를 통해 23일 자국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고, 오히려 우리 조종사들이 자국 군용기의 비행항로를 방해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비전문적인 비행을 했다는 내용의 공식 전문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 공식 전문에는 러시아 차석 무관이 전날 국방부에 해명한 것으로 알려진 유감 표명이나 영공침범이 기기 오작동 때문이라는 언급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러시아의 입장을 전하면서 “사실을 왜곡한 것일 뿐만 아니라 어제 외교 경로를 통해 밝힌 유감 표명과 정확한 조사 및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과 배치되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 폭격기 2대가 우리 KADIZ를 무단 진입했고 조기경보통제기 1대가 독도 영공을 두 차례 침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우리 공군기는 정당한 절차에 의해 경고방송 및 차단비행, 경고사격을 실시했고 우리 국방부는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자료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여야는 한목소리로 러시아를 비판하면서도 정부 대응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군이 KADIZ 및 영공에 진입한 중국과 러시아의 군용기에 위협사격을 하는 등 강하게 대처한 것에 높은 점수를 줬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정부의 외교 및 안보에 구멍이 뚫렸다”고 비판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우리 군의 신속한 대응과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전폭 지지한다”며 정부를 응원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 역시 “국방 수호의 의지를 우리 공군이 정확한 자세로 보여줬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를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중국과 러시아의 우리 영공 침범을 규탄하며 정부는 굳건한 한미공조를 통해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의 우리 영공 침범은 용납할 수 없으며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도 상공에서 공군이 한 대응을 문제 삼으며 독도영유권을 주장한 일본에 대해서도 “황당할 지경”이라고 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북한 선박이 우리 앞마당인 동해를 휘젓더니 이번에는 러시아와 중국이 KADIZ를 침범해 독도에 대한 영토적 야욕을 드러냈다”고 비판한 후 칼날을 정부로 돌렸다. 그는 “얼빠진 정권의 얼빠진 안보정책이 빚어낸 비극적인 현실”이라며 “중국과 러시아가 와해하고 있는 한·미·일 공조의 틈을 파고드는 데 (정부는)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라는 위험천만한 카드를 꺼내는 등 돌격대장식 외교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열강 먹잇감으로 전락했던 구한말의 무능한 왕조가 떠오른다”고도 했다.

다소 원색적인 비판도 있었다. 민경욱 한국당 의원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독도영유권을 주장한 일본 정부를 비속어를 써가며 비판한 후 “(러시아의 KADIZ 진입을 놓고)일본이 자기 땅에 들어왔다고 발광하는 걸 보고 아무 말 못 한 문재인 대통령이야말로 친일파”라고 수위 높게 힐난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정부가 남북관계에 치중한 나머지 주변 정세에 어두워졌다고 우려했다. 같은 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반도 주변 열강의 힘겨루기가 현실화한 것”이라며 “시급한 외교안보현안에서 우리 정부의 존재감 찾을 수 없다는 건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준석 최고위원은 “정부가 ‘착한 러시아’라고 홍보하더니 한국 영공을 침범했다”며 “외교적 고립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고 정부를 깎아내렸다.

한편, 청와대는 24일 러시아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자국 군용기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고 러시아의 공식 입장과 다른 의견을 밝혀 논란을 빚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전날 있었던 러시아 차석무관과 국방부 정책기획관 간 대화를 인용해 “러시아 차석무관이 ‘러시아 국방부에서 즉각 조사에 착수해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왔다”며 “(러시아가)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으로 진입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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