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 불황 직격탄 맞은 LG화학…손상차손 1.3조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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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기자I 2026.03.09 16:26:07

중국발 공급 과잉·수요 둔화에 가치 하락
NCC 시황 부진 영향…‘빅배스’ 해석도
희망퇴직·사업 재편으로 체질 개선 나서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국내 석유화학 업계 대장격인 LG화학이 업황 부진의 직격탄을 맞으며 석유화학 사업에서만 1조3000억원에 육박하는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중국발(發)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위축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대규모 자산 가치 하락을 회계 장부에 반영한 것이다. LG화학은 석화 사업재편을 추진하는 동시에 인력 감축 등 체질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9일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석유화학 부문에서만 무려 1조2786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상차손은 시장 상황 악화 등으로 인해 자산의 회수가능액이 장부가액에 미달할 때 그 차액을 비용으로 처리하는 항목이다. 이처럼 대규모 금액을 한꺼번에 손상차손으로 반영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만큼 현재 석화 사업 업황이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LG화학 여수 NCC공장.(사진=LG화학.)
LG화학 관계자는 “NCC(나프타분해설비)를 비롯해 PO(폴리올레핀), PVC(폴리염화비닐) 등 시황이 좋지 않아 이 사업과 관련한 손상차손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선제적인 손상차손 인식으로 향후 경영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영진 교체 시기와 맞물려 대규모 부실요소를 한 번에 털어버리는 ‘빅배스’(Big Bath)라는 것이다. 실제로 LG화학은 지난해 수장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최초 외부 출신 CEO로 2018년부터 7년간 회사를 이끌었던 신학철 전 부회장 후임으로 김동춘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은 최근 몇 년간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며 부진을 겪고 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증설로 공급이 급증한 반면, 경기 둔화로 주요 제품 수요가 위축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LG화학은 2022년만 하더라도 석화 사업에서 연간 1조원의 이익을 냈으나, 불황이 시작되며 연속 적자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2024년 1042억원이었던 석화 사업 적자 규모는 지난해 3564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특히 최근 미국의 이란 공격에 따른 여파로 나프타 수급 문제가 발생하며 현재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현재 비축 중인 나프타 재고는 약 2주 정도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전쟁 장기화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질 경우 고객사에 제품 공급이 불가능한 상황도 발생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각 업체들이 공장 가동률을 조정하며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50%까지 가동률을 줄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에 대규모 NCC 설비를 보유한 LG화학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인 KPC 일부 공장 매각 등을 타진했으나 결국 협상이 불발되며 현재 GS칼텍스와 통합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지난해 컨설팅업체를 선정하고 통합 시너지를 살피고 있으나, 이견 탓에 아직 통합 방안을 확정하진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에는 인력 감축을 통한 효율화 작업에도 착수했다. LG화학은 내달 9일까지 근속 연수가 약 20년 이상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 받는다. 업황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고정비 부담을 줄이고 체질 개선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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