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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오후 6시를 넘겨 도착한 김 전 회장은 느린 걸음이었지만 주변의 도움 없이 행사장으로 입장했다. 김 전 회장은 대우그룹을 함께 일궜던 옛 동료와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내내 밝은 표정을 유지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15년부터 3년 연속 행사에 참석했지만 처음으로 단상에 올라 50주년 기념사를 했다. 대우그룹이 해체 된 후 공식적인 대우 행사에서는 처음이다.
김 전 회장은 “우리가 품었던 꿈과 열정, 실천한 노력, 이룩한 성과들은 반드시 평가받는 날이 올거라 믿는다”며 “우리의 꿈을 후대가 꼭 이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GYBM(글로벌 청년사업가 양성)사업은 대우정신의 산물이며 모든 대우인의 자부심”이라면서 “대우의 명예를 지키고 사라져가는 도전의식, 해외를 향한 개척의지를 다시 일깨우려는 GYBM 사업에 앞으로도 많은 성원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회장은 끝으로 “대우를 떠나면서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고 헤어진 것이 무엇보다 가슴에 사무친다”며 “여러분은 언제나 대우의 주인이다. 여러분의 정신이 살아있는 한 대우는 영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은 창업 50주년을 맞아 예년 행사보다 규모도 커졌다. 기념식에서는 ‘그룹 소개 멀티 슬라이드’와 다큐멘터리 영화 ‘내 아버지의 연대기’ 등 다양한 콘텐츠가 공개됐다. 1998년 대우그룹이 내부 임직원용으로 마련한 마지막 멀티 슬라이드를 50주년을 맞아 특별히 복원한 것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김 전 회장을 보좌해 그룹을 이끌었던 대우맨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경훈 전 ㈜대우 회장과 윤영석 전 대우중공업(현 대우조선해양(042660)) 회장, 김태구 전 대우자동차 회장, 김용원 전 대우전자 회장, 박성규 전 대우통신 회장, 장영수 전 대우건설 회장, 홍성부 전 대우건설 회장 등이 김 전 회장 주위를 지켰다.
대우중공업의 초대 사장이었던 홍인기 카이스트(KAIST) 경영대학 초빙교수, 대우자동차의 마지막 사장 강병호 씨, 대우건설 사장 출신 이정구 한양 회장 등도 함께 했다. 현직에서 활약중인 대우맨으로는 백기승 인터넷진흥원장, 김현중 전 한화건설 부회장, 이태용 아주그룹 부회장 등이 자리를 빛냈다.
대우그룹은 설립 30여년만인 1998년 41개 계열사, 396개 해외법인을 거느린 재계 2위 대기업으로 급성장했지만 외환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1999년 해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