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 대표는 최근 몇 년간 중국 산업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30년 동안의 지켜봐 온 변화보다 최근 3~5년, 짧게 보면 1년 사이의 변화가 더 크다”며 “이전에는 국유기업 중심의 전통경제가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민영기업(PoE)들이 리드하는 ‘신(新)경제’가 중심”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제조업 고도화 전략 ‘중국제조2025(MIC 2025)’ 10주년을 맞은 해다. 중국은 반도체, 로봇 등 핵심 분야에서 빠르게 기술 자립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신 대표는 “제가 학점을 주는 교수라면 (MIC2025에 대해) A-를 줄 것”이라며 “10개 과목 중 8개는 A 이상, 2개는 B+ 수준이며 과락은 없다”고 평가했다. 그 중에서도 반도체, 신에너지, 로봇 등 핵심 산업 분야는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테마”라고 강조했다.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해서도 “화웨이의 어센드 910·920 같은 대체 칩이 등장하면서 미국이 결국 엔비디아의 H20 수출을 다시 허용했다”며 “일부 영역에선 미국과의 기술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 전략으로는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밀고 있는 산업 중심으로 보되 간접 투자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유리하다”며 “중국 본토 상장주식은 정보 비대칭이 커서 한국 투자자들이 직접 대응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홍콩시장에 상장된 테마형 종목만 따라가도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주목할 투자 테마로는 ‘피지컬 AI’를 꼽았다. “중국은 이미 휴머노이드 로봇에 들어가는 모터, 스크류, 관절 같은 부품들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다”며 “완성기 로봇은 아직 시간이 필요하지만, 관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의 경쟁력은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국 경제를 둘러싼 구조적 우려에 대해서도 지나친 비관론을 경계했다. 그는 “중국의 부동산 문제나 소비 둔화 등 리스크는 오래된 이슈지만, 그럼에도 산업은 앞으로 전진하고 있다”며 “중국은 위기를 국가 주도의 구조 개편으로 넘기는 시스템을 갖춘 나라”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의 정책 흐름은 제조업과 기술 산업 중심의 구조적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 주목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신 대표는 “중국은 랩(Lab)에서 팹(Fab)으로, 팹에서 샵(Shop)으로, 샵에서 홈(Home)으로 이어지는 생산과 소비의 전 주기를 이미 시작한 나라”라며 “과거의 편견을 버리고 산업 구조의 변화를 객관적으로 본다면, 중국 시장은 여전히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