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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원자재는 항만을 통해 들여오는데, 아직 상하이항이 열려 있어 큰 문제는 없어요. 문제는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죠. 다른 항구의 물동량을 체크하는 등 주시하고 있습니다.”(반도체업계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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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각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상하이 봉쇄에 따른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한때 노트북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한숨을 쓸어내린 삼성전자는 다른 지역으로 봉쇄 조치가 확산할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물류가 마비되면 쑤저우에 있는 TV 및 생활가전, 시안에 위치한 반도체 생산 라인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에어백 컨트롤 유닛(ACU) 등 상하이에 공장을 둔 비오니어사(社)에서 일부 부품을 제때 공급받지 못했다. 이로 인해 18~21일 현대차 캐스퍼를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생산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상하이 봉쇄령이 내려진 지난달 28일부터 생산 라인 운영을 전면 중단한 미국 테슬라와 같은 상황이 닥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상하이 등 봉쇄된 도시를 중심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거나 트럭 운송 차질·항만 화물 적체가 잇달아 빚어지고 있다. 상하이항에서 환적해 유럽·아프리카·동남아로 가는 수화물은 발이 묶이기 일쑤다. 문제는 봉쇄령이 장기화하고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경우 우리 기업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중국의 주요 항구가 봉쇄, 올 1분기 평택·당진항(평당항) 물동량은 2978만4000t을 기록,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반대로 중국 내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출구전략이 논의되는 가운데 만약 글로벌 물류가 쏟아지는 5~6월 봉쇄가 풀릴 경우 물동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해상 운임 상승·컨테이너 부족 사태 등이 이어질 게 뻔하다. 중국의 원자재 생산·완제품 수요에 영향을 크게 받는 국내 철강업계 등 우리 기업의 연쇄 피해가 현실화할 공산이 커진 셈이다.
유통업계는 이미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일부터 이니스프리·에뛰드·마몽드 등을 생산하는 아모레퍼시픽 상하이 공장은 셧다운 상태다. 화장품 전문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인 코스맥스와 오리온의 공장 가동 비율은 각각 50%, 70% 수준이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우리 기업들의 중국 의존도가 너무 높았던 건 사실”이라며 “이번 기회에 공급망 다변화·수출입선 다양화 등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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