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의 ‘아이와 함께 성장하라: 인구위기 해법의 새로운 패러다임, 인구경영’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유혜정 한미연 연구센터장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저출생 위기에 대응하는 기업의 인구경영 전략’을 발표했다.
유 센터장이 이번 결과 도출을 위해 300개 기업을 분석했다. 그 결과 기업이 일·가정 양립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면 저출생 극복은 물론 생산성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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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은 국내 300개 기업 평균 점수가 100점 만점에 55.6점(기초평가 기준)에 불과하다며 낙제 수준으로 진단했다. 아쉬운 점은 점수 차이가 영역별로 너무 크다는 것이다. 전반적 근무환경과 관련되는 ‘일·가정양립’ 영역의 평균 점수는 75.9점이다. 그러나 출산을 직접 지원하는 ‘출산양육지원’과 ‘출산친화 기업문화’ 영역은 각각 52.0점과 53.4점에 불과하다. 세부 지표별로도 ‘남성 임직원 육아휴직 제도 운영(5.2점)’과 ‘복귀 온보딩 지원제도 운영(9.0점)’은 10점 미만이었다.
더군다나 심화평가 평균 점수는 48.1점으로 기초평가 55.6점보다도 10점 이상 더 낮다. 이는 시행 중인 제도 마저도 제대로 이용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제도 도입 여부를 보는 기초평가와 달리 심화평가는 제도 이용률 등 실질적인 운영 성과가 기반이다. 최근 기업 가족지원의 보상 정도가 증가하고 있다고는 해도, 이번 평가 결과는 기업의 균형 잡힌 가족 지원이 이루어지려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말해준다.
유혜정 센터장은 “국내외를 통틀어 기업 인구경영이 재무성과를 높인다는 인과성을 확인한 연구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한미연의 이번 인구경영 지표는 기업의 저출산 대응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획기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시차출근제, 탄력근무제, 재택근무제 등 근로시간과 공간의 유연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구성원의 일과 생활의 균형을 실현해야 한다”며 “특히 임신 및 육아기 임직원이 눈치 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함께 개최된 ‘인구경영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삼성전기는 17개 지표 평가 결과 최고점을 받아 ‘종합평가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돼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받았다.
삼성전기는 출산 전 휴가를 최대 10개월 사용할 수 있고 육아휴직 2년, 배우자 유급 출산휴가 최대 15일 등 법정 기준을 초과해 출산과 육아을 지원하고 있다. 임산부 전용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며 여성리더 육성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롯데정밀화학(004000), 신한카드, KB국민카드, KT&G(033780)는 ‘종합평가 우수기업’으로 선정돼 각각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이사장상을 수상했다. 넉넉한 부모시간 지원 부문에서 한국머크와 한국오가논이 선정돼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든든한 출산지원 부문에서는 매일유업(267980), 삼성SDS,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이 선정돼 여성가족부 장관상을 받았다. 부모가 함께하는 육아지원 부문에서는 콜마홀딩스(024720), 한미글로벌(053690), 한화생명(088350)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앞서 한미연은 국내 자산 1조원 이상 3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인구경영 평가를 진행했다. 한미연이 개발한 인구경영 지표는 기존 ESG의 사회영역인 S(social)의 구성요소 중 기업의 인구위기 대응 노력을 특히 강조한 것이다. ‘출산·양육지원’, ‘일·가정양립지원’, ‘출산친화 기업문화 조성’, ‘지역사회 기여’ 등 4개 영역으로 구성되며, 산식에는 기초평가 지표 17개(각 100점 만점)와 심화평가 지표 41개(각 100점 만점)가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