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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계인 비건 부장관이 어렸을 적 어머니가 해주신 폴란드식 치킨스프인 ‘로수우’와 닮았다며 소울푸드라고 칭한 서울 종로구 단골식당을 통째로 빌려서다. 약 2년 반 동안 북핵 협상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해준 그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기 위한 차원이다.
비건 부장관은 2018년 8월 포드자동차 국제담당 부회장에서 조셉 윤 전 대표의 후임으로 임명됐다. 싱가포르 회담 이후 구체적인 결과물이 절실한 상황에서 비건 전 대표는 백악관 내 강경파와 북한의 반발 사이에서 중재하며 말 그대로 가교 역할을 해줬다. 지난해 10월 말에는 미국 국무부 부장관으로 승진했으나 대북특별대표직을 그대로 수행하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열의를 보여왔다.
한국 측 외교관계자들이 그에 대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 역시 “비건은 의지가 있다”는 것이다. 내년 1월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고 사실상 마지막 트럼프정부 관료로서의 마지막 방한에서 최 차관이 맥주잔을 부닥치며 예우를 하는 것 역시 그가 보여준 성의와 열정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비건 부장관은 정치색이 짙지 않으며 진정성을 가지고 북측 카운터파트를 대했다”며 “당장은 아니지만 추후 대북협상이 재개되고 모멘텀이 필요할 때 그가 다시 협상장에 나타날 가능성 역시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렸던 강연에서 비건 부장관은 차기 정부 외교안보팀에 대해 “북한을 인간으로 대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북한 카운터파트와 가족 이야기를 하면서 “북한 사람들이 다른 체제, 다른 제약, 선택에 있어서 다른 한계가 있지만 (우리와 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느꼈다며 “인간적 교류를 지속하는 것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은 해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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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비건 부장관은 전날 한미 차관급 회담에 앞서 모두발언에서 “나는 우리가 오하이오 주립대와 미시간대를 포함한 한미 양국 간 모든 이슈를 긴밀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농담 섞인 발언을 한 바 있다.
비건 부장관은 한국에 방문할 때마다 찾은 단골식당 사장과 팔꿈치 하이파이브를 하며 감사함을 표하기도 했다. 한국에 올 때마다 해당 식당을 찾았던 비건 부장관은 요리법을 전수받아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하기도 했다. 지난 7월에도 한국을 방문했는데 코로나19로 식당 방문이 어려워지자 해당 식당은 주방장을 미국 대사관으로 보내 그를 위한 요리를 해주기도 했다.
비건 부장관은 11일에는 한국을 방문 중인 켄트 해슈테트 스웨덴 한반도 특사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오찬을 한다. 저녁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한남동 장관공관에서 만찬을 대접한다. 차관급인 그에게 장관이 직접 나서 만찬을 주재하는 것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한미동맹은 그만큼 소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건 부장관은 12일 일찍 출국해, 트럼프 정권 현직 관료로서 마지막 방한을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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