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정용진 회장은 기존과 달리, 과감하고 독한 경영 방식을 보여주며 유통업계에서도 ‘정용진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철저한 본업·수익성 중심 전략을 내세운지 1년여 만에 성과를 냈고, 최근엔 트럼프 주니어 방한을 이끄는 등 재계 전반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정유경 회장도 특유의 안정적인 경영으로 선방하고 있지만 오빠의 과감성에는 다소 밀리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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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신세계는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32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8.8% 급감했다. 2개 분기 연속 감소다. 반면 이마트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238.2% 증가한 1593억원을 내며, 8년 만에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유통 3사 중 유일하게 업황이 좋지 않은 면세가 자회사로 들어왔고, 날씨와 소비심리 영향으로 패션(신세계인터내셔날) 실적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유통업계의 업황은 대부분 좋지 않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내수 부진 장기화, 쿠팡·네이버 중심의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급성장 등으로 오프라인 유통을 중심으로 한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계열 모두 불황의 늪에 빠져 있다. 하지만 정용진의 이마트 계열은 최근 1년새 저점을 찍고 반등을 거듭하고 있어 더 주목 받는 모양새다. 재계에선 정용진 회장의 ‘독함’과 ‘몰입’이 하나둘 성과로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한다.
정용진 회장은 지난해부터 SNS와 골프를 끊으며 경영에만 매진하고 있지만 오히려 외부에서의 존재감이 더 커지고 있다. 최근엔 트럼프 주니어 방한을 직접 이끌고 국내 재계 인사들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등 돋보이는 역할을 했다. 인사 측면에서도 지난해 말 내부 측근을 ‘읍참마속’할 정도로 달라진 모습을 보였던데다, 경영에선 통합 매입으로 가격경쟁력을 키우는데 주력하며 대형마트 업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하반기엔 물류 측면에서도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승진한 정유경 회장도 여러 변화를 주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으로 좋은 성과를 내왔던 정유경 회장은 급변하는 오프라인 유통 환경 속에서도 성장의 지속성을 입증해야 했던 만큼 명품 외에도 패션·뷰티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 단계다. 하지만 ㈜신세계 산하의 면세, 패션 사업이 모두 부진을 이어가고 있어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이 좋지 않았는데, 올 1분기엔 백화점 부문마저 역성장을 기록했다. 경쟁사인 롯데백화점이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대비 44.3% 키운 것과 대조적이다.
공교롭게도 정용진·정유경, 두 남매 회장이 계열분리를 선언한 이후부터 실적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정용진 회장은 지난 2월 모친 이명희 총괄회장의 지분 10%를 증여가 아닌 매입 방식으로 진행하는 등 이마트 경영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책임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정용진 회장의 자신감은 이마트의 분기 최대 실적, 52주 최고가를 찍은 주가로 발현됐다. 반면 정유경 회장은 최근 모친에게 지분 10%를 증여받는 방식을 택했다. 두 남매의 시각과 방식이 다른 것이 확연히 느껴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정용진 회장에게도 숙제는 있다. 수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이커머스 사업군의 반등이다. 실제 SSG닷컴과 G마켓은 올 1분기에도 각각 181억원, 1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받고 있는 G마켓과 알리바바그룹간 합작법인 설립이 관건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남매 계열분리를 공식화한 이후 정용진·정유경 회장의 성적표는 항상 비교가 될 수 밖에 없다”며 “과거와 달리 정유경 회장의 ㈜신세계도 외부에 보이는 경영 성과 등에 더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을 것이고, 남매간 경쟁 구도도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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