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울러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재수감에 대한 기업 측의 공식 입장 표명과 구본준 LG그룹 고문의 계열 분리, LG전자와 마그나 합작 법인 설립 승인 여부 등도 관심을 끈다.
◇3월 28일까지 정기 주주총회 개최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SK하이닉스 등의 전자기업들은 이번 주에 정기 주주총회 준비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12월 결산 기업(상장사)들은 결산일로부터 90일 이내(다음 달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야 하는데 6주 전까지 재무제표와 영업보고서를 작성해 감사위원에 제출해야 한다.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가장 큰 변화는 상법 개정안 적용이다. 지금까지 기업이 감사위원을 뽑을 때 이사를 먼저 뽑은 뒤 이사들 중에서 감사위원을 다시 선출했다. 하지만 올해 정기 주주총회부터 감사위원 1명 이상을 무조건 이사와 별도로 분리해서 뽑아야 한다.
의결권은 사외이사를 겸하는 감사위원을 선출할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에게 개별로 3%씩, 사외이사를 겸하지 않는 감사위원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합쳐 3%가 주어진다.
삼성의 경우 삼성전자와 삼성전기가 사외이사를 겸하고 있는 감사위원 1명씩의 임기가 다음 달에 만료된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의결권 제한(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선출 때)을 적용받으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 지분율이 21.21%에서 12.52%로 쪼그라든다. 외국인 지분율이 56%에 달하는 점과 비교하면 약 5분의 1 수준이다. (주)LG와 LG전자, SK하이닉스도 감사위원 1명의 임기가 다음 달에 끝난다.
업계 관계자는 “제2의 소버린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며 “당시 SK는 소버린과 지분 대결을 펼치면서 약 1조원의 자금을 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영향력이 크게 감소해 헤지펀드 등 투기자본이 미는 일종의 스파이 감사위원 선임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적 이익을 노리는 해외 많은 투기자본들이 정기 주주총회를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투기자본 공격이 먹힌다고 판단되면 밀물처럼 들어올 수 있다”며 “일반 주주들의 피해는 불을 보듯 뻔하다. 보완 입법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LG-마그나 합작법인 설립 승인 여부도 관심
이외에 삼성전자는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6개월 확정 판결을 받고 지난달 재수감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기업 측의 공식 입장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나올지도 관건이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 개인의 재판이라는 이유로 총수 재수감 사태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LG그룹은 그룹 지주회사이자 LG전자 최대주주인 (주)LG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구본준 고문의 계열 분리 안건이 통과될지가 관심사다. 계열 분리되는 ㈜LG신설지주(가칭)는 LG상사·LG하우시스·LGMMA·실리콘웍스·판토스로 구성돼 있다. 정기 주주총회의 승인 절차를 거치면 오는 5월 1일자로 존속회사 ㈜LG와 신설회사인 ㈜LG신설지주의 2개 지주회사로 재편돼 출범한다.
LG전자는 캐나다 자동차부품기업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 설립 승인 안건을 정기 주주총회에서 다룰 예정이다. 안건이 승인되면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은 오는 7월 공식 출범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해 전자업계 정기 주주총회는 예년과 다르게 굵직한 안건들이 대기하고 있다”며 “주식 열풍으로 소액주주들까지 많아지면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