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용지 수요 감소에 제지업계 수익성 ‘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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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기자I 2026.03.11 15:22:57

무림,한국 등 영업이익 80% 이상 급감
펄프값 등락·관세 변수에 수익성 흔들
수출 비중 높은 한솔만 환율 덕에 선방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국내 대표 제지업체들의 지난해 실적이 ‘매출 정체 속 이익 급감’이라는 공통분모를 드러냈다. 인쇄용지 수요 감소가 구조적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펄프 등 원재료 가격 변동, 전기료·물류비 같은 고정비 부담이 겹치면서다. 그나마 제지업계 1위 한솔은 환율 상승이라는 외부 호재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지만 올해 실적 개선은 미지수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솔제지(213500)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2조2900억원, 영업이익 49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127.1% 늘어난 수치다.

이번 실적 상승은 지난해 말 급등한 원달러 환율이 주요 원인이다. 한솔제지는 전체 매출 가운데 54% 가량을 수출로 벌고 있다. 특히 미국 등 북미시장 매출 비중이 높아 원화 대비 달러 강세가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지난해 펄프 등 원부재료가격 및 해상운임료 하락 등으로 손익을 회복했다. 펄프는 제지업계에서 재료비용 비중이 50%를 전후한다.

무림은 ‘펄프 사이클’의 역풍을 정면으로 맞았다. 무림페이퍼(009200)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이 1조2669억원으로 8.5% 줄었고, 영업이익은 60억원으로 93.3% 급감했다. 당기순손실 24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핵심 연결 자회사인 무림P&P(009580)는 국내 유일의 펄프 제조사다. 국제 펄프가격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미국 남부산 혼합활엽수 펄프(SBHK) 가격은 600달러선을 유지했다. 8월 톤 당 630달러로 최저점을 찍은 뒤 12월 675달러까지 서서히 상승했다. 2024년 상반기 톤 당 895달러까지 나갔던 데 비해 낮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무림P&P는 2025년 영업손실 24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신규 친환경 회수 보일러 연결 공사로 상반기에 제품 생산을 하지 못한 이슈도 겹쳤다.

한국제지(027970)도 수익성 방어에 실패했다. 한국제지는 2025년 매출 7537억원으로 전년 대비 4.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3억원으로 82.9% 급감했다. 흑자는 유지했지만 영업이익률은 약 0.42%에 그친다.

올해 전망도 안갯 속이다. 업황 주요 변수로는 펄프 시황이 먼저 꼽힌다.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국제 펄프 가격 급등세가 2월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국제 펄프 가격은 올해 2월에는 톤 당 740달러까지 올랐다.

다만 펄프를 직접 생산하는 무림P&P는 펄프가격이 상승하면 판매가를 높여 수혜를 볼 수 있다. 무림 관계자는 “올해 들어 펄프가가 상승하는 데다 지난해 무림P&P의 신규 친환경 회수 보일러가 완공돼 에너지 비용을 낮출 수 있어 수익성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락가락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도 가늠하기 어려운 요소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15%의 관세를 적용하면서 마진이 많이 줄어들었던 바 있다”며 “내수 경기 침체에 원자재 가격 변동으로 전반적인 업황이 쉽지 않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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