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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피격 공무원’ 아들에 보낸 답장서 “진실 규명 직접 챙길 것”

정병묵 기자I 2020.10.13 22:29:23

北 피격 해수부 공무원 이모씨 아들에게 보낸 답장 13일 공개돼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군에 의해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의 아들 이모(17)군이 발송한 편지에 보낸 답장 내용이 확인됐다.

등기우편으로 발송된 문 대통령의 편지는 13일 오전 유족들에게 도착한 것으로 이날 전해졌다. 편지는 A4 용지 1장 분량으로, 친필이 아닌 타이핑 형식이다. 편지 끝에는 문 대통령의 서명이 찍혔다.

당초 유족은 14일 오후 인천 연수구 해양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편지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문 대통령은 편지에서 “내게 보낸 편지를 아픈 마음으로 받았다. 아버지에 대한 존경의 마음과 안타까움이 너무나 절절히 배어 있어 읽는 내내 가슴이 저렸다”면서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심정을 깊이 이해한다. 나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 아버지 일로 많이 상심하며 걱정하고 있다”면서 “진실이 밝혀져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은 묻고, 억울한 일이 있었다면 당연히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한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금 해경과 군이 여러 상황을 조사하며 총력으로 아버지를 찾고 있다.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내가 직접 챙기겠다는 것을 약속드린다”라며 “아드님도 해경의 조사와 수색결과를 기다려주길 부탁한다”라고 당부했다.

또 “아드님과 어린 동생이 고통을 겪지 않고 세상을 살 수 있도록 항상 함께 하겠다”라며 “강한 마음으로 어머니와 동생을 잘 챙겨주고 어려움을 견뎌 내 주길 바란다”고 편지를 끝맺었다.

앞서 지난 8일 숨진 이모씨의 형 이래진씨는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고영호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비서관실 행정관을 만나 이군이 작성한 편지 원본을 전달한 바 있다.

편지에서 이군은 “지금 저희가 겪고 있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느냐”며 “아빠는 왜 거기까지 갔으며 국가는 그 시간에 아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하셨는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월북 논란으로 실추된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해달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북한 피격 공무원 이모씨의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친필 편지(자료= 유가족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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