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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소비·투자 '트리플 부진'.. 韓경제 적신호 켜졌다

이진철 기자I 2018.10.31 16:23:51

통계청 9월 산업활동 동향
산업생산 5년6개월만에 최대폭 하락..자동차·건설 부진
소비도 큰폭 추락. 한국 경제 버팀목 사라져
현대차 트럭생산 30% 감축 등 곳곳서 경기침체 신호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토목·건축 실적 관련 건설기성은 전월대비 3.8% 감소해, 5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수주 부진 등으로 주거용 건물 건축이 감소한 데다 토목 공사 실적도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이진철 피용익 기자] 한국 경제가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모두 위축된 ‘트리플 부진’에 빠졌다.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면서 생산이 축소되고 소비마저 추락하면서 경기가 침체국면으로 접어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3% 감소하며 2013년 3월(-2.0%) 이후 5년6개월 만에 최대폭 하락했다.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와 전자부품을 중심으로 전월보다 2.5% 감소하면서 19개월 만에 감소폭이 가장 컸다. 완성차의 국내 수요가 부진해 자동차 생산이 4.8% 감소했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액정표시장치(LCD) 등 디스플레이 패널 수출 감소로 전자부품 생산이 7.8% 줄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3.9%로 전월대비 1.8%포인트 하락했다.

생산과 함께 소비마저 큰 폭으로 추락했다. 9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보다 2.2% 하락해 작년 12월(-2.6%) 이후 9개월 만에 최대폭 떨어졌다. 화장품 등 비내구재가 1.1%, 승용차 등 내구재가 7.6% 각각 하락했다. 특히 정부가 연말까지 개별소비세를 한시 인하했지만 승용차 판매는 12.4% 감소해 극도로 부진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대비 2.9% 증가했으나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는 15.3%나 줄었다. 토목·건축 실적 관련 건설기성도 3.8% 감소해 지난 5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현재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6으로 전월보다 0.3포인트 하락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컸던 2009년 6월(98.5)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침체 신호는 현장 곳곳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경기침체로 물동량이 줄고 건설경기도 침체해 트럭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자 전주공장의 트럭생산을 30% 줄이기로 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이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편의점 4개사로부터 제출받은 출·폐점 자료에 따르면 올 8월말 현재 편의점 폐업점포수가 1900개로 지난 한해 폐업점포 1367개를 훌쩍 넘어섰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현재 산업활동동향 지표를 보면 전형적인 경기침체 국면”이라며 “기업들이 생산을 줄이는 상황에서 소비마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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