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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주 외교부 북미국장은 28일 세종연구소-해리티지 재단이 함께 주최한 화상세미나에서 ‘쿼드 플러스’에 대한 한국 정부의 의견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투명성·공개성·포용성이라는 세 가지 원칙을 지켜야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는 “이 세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우리는 미국과 신남방정책이나 인도차이나 전략 등을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다”며 “새롭게 제안되는 다른 지역협의체 이니셔티브에 참가할지 고민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그간 미국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참여 제안이 온 적이 없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해왔다. 그러나 이날 고 국장의 발언은 미국이 쿼드를 반중국 동맹인 동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로 만들려고 한다면 참여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한국 동아시아재단과 미국 애틀랜틱카운슬이 공동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도 같은 목소리가 나왔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미국이 중국을 대항한 군사동맹에 한국에 동참할 것을 압박한 다면 이는 한국에게 실존적 딜레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한국에 중국을 겨냥한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놓거나 남중국해에서 미국이 하는 군사훈련에 동참하면 중국은 우리를 적으로 간주할 것이다”이라며 “둥펑 미사일이 한국을 겨냥하거나 서해 카디즈(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쪽으로 도발할 경우, 미국은 한국을 보호할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세종-해리티지 재단 세미나에 참여한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부차관보는 “쿼드가 어떤 행동을 같이 할 것인지, 또 배타적 협의체가 될 지 포용적인 협의체가 될 지 많은 얘기가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나라의 참여 신청을 받을지도 확답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쿼드가 제도화되거나 공식적인 협의체로 기능한다고는 아직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일본·인도·호주 등 쿼드 참여국 4개국은 지난 6일 일본 도쿄에서 외교장관회의를 열었으나 공동 성명문 등을 내지 못했다. 미국이 중국견제를 외친 반면, 다른 국가들은 소극적이었던 탓이다. 인도태평양 전략에 가장 보조를 잘 맞추고 있는 일본조차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반중 포위망은 전략적인 잘못”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