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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시험 인양에 나선 이날 할 수 있는 거라곤 간절한 기도 뿐…. 미수습자 가족들은 인양 작업 현장에서 1.6㎞ 떨어진 조도면 맹골수도 해역에서 손바닥만하게 보이는 잭킹 바지선 두 척만을 그저 하염없이 바라봤다.
세월호 참사 1072일째인 이날 당초 정오쯤 판가름 날 것으로 알려졌던 세월호 본 인양 여부가 오후 늦게까지 확정되지 않으면서 지켜보는 이들의 속을 태웠다.
조은화(1반)양 어머니 이금희(48)씨와 다윤양 어머니 박은미(48)씨는 희뿌연 바다를 바라보며 계속 눈가를 훔쳤다. 이씨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바다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딸과 만날 시간이 또 미뤄질까 걱정”이라며 흐느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며 서로를 다독였다.
앞서 이날 오전 7시 30분쯤 45인승 관광버스 한 대가 팽목항 어귀에 멈춰 섰다. 시험 인양 현장을 지켜보기 위해 경기 안산에서 내려온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들이었다. 이들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세월호 팽목 분향소부터 찾았다. 분향소 앞에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노란색 돌멩이를 쓰다듬었다. “잘 있었냐, 오늘은 꼭 만나자”며 나지막이 읍조렸다.
정부가 전날 약속한 본 인양 여부 발표 시각(오전 8시)이 지나도 아무 소식이 없자 하나 둘 담배를 빼어 물었다. 조업을 마치고 돌아온 한 어선 관계자가 “예상보다 아침 파도가 높다”고 하자 이들은 눈을 감고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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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남 중 막내인 박영인(6반)군의 아버지 박정순(47)씨는 “날이 이렇게 추운데 아들이 벌써 3년이나 차가운 바닷속에 있다”며 “여기 있는 가족들 모두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험 인양이 시작되자 미수습자 가족들의 속은 타들어갔다.
“속도를 조금만 더 내면 (인양 현장에) 40분 만에 가지 않겠느냐”며 선장을 채근했다. 동승자 중 누군가가 “시간이 미뤄지는 걸 보니 오늘도 인양이 힘든 거 아니냐”고 하자 “농담이라도 그런 말 말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지지부진하던 시험 인양 작업에 새 소식이 전해지자 미수습자 가족들도 술렁이기 시작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오후 3시 30분쯤 세월호 선체가 해저면에서 약 1m 인양됐다”며 “야간에도 쉬지 않고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녁 무렵 본 인양을 시작할 것이라는 이야기에 이금희씨는 ‘다행’이란 말을 되내었다. “이제 겨우 한발 뗀 거니까 고생하는 작업 현장으로 기를 보내 줘야죠…”
생때 같은 피붙이를 차마 떠나 보내지도 못한 이들은 그렇게 서로를 다독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