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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잡자니 취약차주 걱정…한은, 추가 금리인상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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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은 기자I 2026.09.22 16:2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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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융안정상황 점검…중장기 금융불균형 누증 경고
연속 인상 명분 설명되지만 '약한고리' 부실 우려도
양극화 심화 속 자영업자·한계기업 등 연체율 ↑
금융안정 추가 인상에 주요 변수로 떠올라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7·8월 연속 인상으로 긴축 페달을 세게 밟던 한국은행이 일단 중립기어를 넣었다. 수도권 집값 상승 기대를 잡아 가계부채 확대를 막아야 한다면서도, 자영업자와 한계기업 등 취약 부문의 부실 위험이 우려된다는 점도 부각시키면서다. 금리 인상의 긍정·부정 영향을 모두 점검하면서 다음 인상의 시기를 저울질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을 찾은 고객들이 은행업무를 보고 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을 찾은 고객들이 은행업무를 보고 있다.
중장기 금융취약성 장기평균 도달…“더 오를 것”

한은은 22일 금융안정 상황(2026년 9월) 점검 결과에서 중장기 금융취약성을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가 2026년 2분기 말 46.5를 기록해 장기평균 수준에 도달했으며 3분기에도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통상 금리 인상기에는 한 분기 정도 시차를 두고 FVI가 낮아지는데, 3분기 인상에도 수도권 집값이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4분기에도 FVI가 더 오를 수 있다는 게 한은측 분석이다.

신현송 한은 총재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이례적으로 FVI 수치를 인용하며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지 않기 위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배경이다. 선제적 금리 인상을 통해 기대인플레이션을 조기에 안정시키고, 수도권 집값 오름세와 민간 레버리지 확대를 제어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실물경제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례적인 연속 인상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한은은 또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가파른 성장세 덕분에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빠르게 하락했지만 부채 비율 감소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올해 1분기 말 85.3%에서 2분기 말에는 약 81%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장정수 한은 부총재보는 “연말에는 가계부채 비율 70% 중후반도 가능하다”면서도 “GDP 급증에 따른 ‘분모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높은 집값 상승 기대와 소득 증대의 부문별 온도차 등을 고려했을 때 가계부채 관리 기조는 계속해서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값 잡자니 취약차주 걱정…한은, 추가 금리인상 '딜레마'
금리인상 충격 ‘약한고리’에 먼저, 더 강하게 온다

문제는 금리 인상의 파급효과가 시차를 두고 완충 여력이 없는 취약계층과 중소기업에 가장 먼저, 그리고 강하게 타격을 가한다는 점이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이 일반 은행 연체율에 최대로 파급되기까지는 약 15개월이 걸리는 반면, 가계 취약차주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약 9개월 전후로 반응 속도가 훨씬 빠르다. 또 소득 하위 20%저소득층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47.5%가 금리가 오르면 순이자부담이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체 가계(28.6%)를 크게 웃도는 비중이다.

이미 올해 2분기 말 기준 가계 취약차주 연체율은 10.39%로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0.98%)의 10배가 넘을 뿐만 아니라 과거 금리인상기에 비해서도 높다. 취약 자영업자 연체율은 12.71%까지 치솟았다.

기업 부문에서도 이자지급 능력이 한계에 다다른 기업들이 늘어났다.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을 하회하는 한계기업 비중(기업 수 기준)은 지난해 말 19.1%였다. 5곳 중 1곳이 영업이익으로 총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한계기업의 여신 비중 역시 지난해 말 기준 21.2%로 반등했으며, 이 중 중소기업의 여신 비중은 28.9%에 달해 금융권 대출 10원 중 3원가량이 한계기업에 물려있는 상황이다.

수출 호조와 반도체 경기 호황에 힘입어 올해 3%대의 높은 경제 성장률 달성이 예상되고 있지만, 부문별 소득 개선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양극화’ 심화가 부실 우려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 속도가 빠를 경우 자금 사정이 악화된 취약차주와 한계기업의 부실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은 한은에 커다란 정책적 부담이다.

집값 잡자니 취약차주 걱정…한은, 추가 금리인상 '딜레마'
한은, 정부와 정책 공조 속 ‘적시 타이밍’ 저울질

한은의 향후 통화정책 운용은 물가 안정과 함께 취약계층 부실 우려, 경제 양극화, 정부 정책과의 조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적시 타이밍’ 모색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통화위원회 내부에서도 금융불균형 축적을 막기 위한 거시건전성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취약부문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재정·금융정책과의 미시적 공조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금리 정책은 무차별적으로 경제의 전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부 정책으로 이를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전환에 한은의 10월 추가 인상 가능성도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영향을 점검하면서 올해 11월쯤에 추가 인상 필요성을 타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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