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5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개최국인 미국의 안전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회를 두 달여 앞둔 시점에서 미국내 주요 인권·시민단체가 이례적으로 ‘여행 주의보’를 발령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디 어슬레틱’은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내 120여 개 시민단체와 프로축구 팬 단체들이 최근 공동 권고문을 통해 월드컵을 위해 미국을 찾는 팬과 선수, 취재진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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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들이 제시한 주요 위험 요소는 여섯 가지다. 입국 거부 및 구금·추방 가능성, 특정 국가 대상 입국 제한, 전자기기 및 소셜미디어 검열, 강압적 이민 단속과 인종 차별, 표현과 시위의 자유 위축, 구금 시설 내 인권 침해 등이다.
이들은 실제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2025년 이후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 과정에서 발생한 사망 사례가 수십 건에 이르고, 최근 공항과 주요 시설에서 단속이 강화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월드컵 방문객들에게 휴대전화 내 민감 정보 삭제, 생체인식 잠금 해제 기능 비활성화, 가족 및 지인과 이동 경로 공유 등의 대응책을 권고했다.
이번 권고에는 국제엠네스티 미국지부(Amnesty International USA), 미국 시민 자유 연맹(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 ACLU), 전미 유색인 지위 향상 협회(National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Colored People, NAACP) 등 주요 인권단체가 참여했다. 개최국 내부에서 이처럼 광범위한 경고가 나온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국제축구연맹(FIFA)와 미국 정부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FIFA는 “인권 보호를 위한 별도의 전략과 자문기구를 운영하고 있으며, 대회 전반에 걸쳐 인권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2026 월드컵은 역사상 가장 안전하고 성공적인 대회가 될 것”이라며 “일부 단체의 주장은 과장된 공포 조성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논란의 핵심은 이민단속기관인 ICE의 역할이다. 월드컵 기간 동안 ICE가 어느 수준까지 활동할지를 두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ICE의 단속이 경기장 주변이나 관련 행사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과거 미국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도 단속 인력 목격 사례가 보고돼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과 노동단체 일각에서는 대회 기간 단속을 일시 중단해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되고 있다.
월드컵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이동하는 초대형 이벤트다. 그런만큼 개최국의 안전 문제는 대회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개막이 임박한 가운데 ‘축제’와 ‘리스크’가 공존하는 복합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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