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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정부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을 임명했다. 오는 11일 취임식이 예정된 이 장관은 윤 정부의 노동 국정과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지난 3일 새 정부의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국정과제에 포함된 노동 관련 과제는 윤 대통령의 공약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핵심 노동과제는 주 52시간 유연화로 불리는 근로시간 유연화다. 선택적 근로시간의 정산 기간을 확대하고 활성화한다는 게 골자다. 또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등 연장근로시간 총량 관리와 스타트업과 전문직의 근로시간 규제 완화도 국정과제에 담겼다. 핵심은 평균 주 52시간을 유지하면서 기업의 특성에 따라 근로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장관도 인사청문회 당시 주 52시간 유연화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 장관은 “노동환경은 급변하고 고용 형태도 다양해지는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경직적인 법·제도나 관행으로는 더 이상 지속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일·생활 균형을 위해 유연근무 활성화 등 일하는 문화를 바꾸어 나가고 노사가 자율적으로 근로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를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로 개편하는 것도 주요 노동과제다. 국정과제에는 직무·직업별로 임금 정보 제공을 강화하고, 기업 수요에 맞는 임금체계 개편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올해 1월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을 보완하는 것도 추진될 예정이다. 국정과제엔 산업안전보건 관계 법령 개정 등을 통해 현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지침·매뉴얼을 통해 경영자의 안전 및 보건확보 의무를 명확하게 하겠다는 내용으로 표현됐다.
국정과제에 대한 노동계 반발은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 한국노총은 이미 윤 정부의 노동 과제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전했다. 한국노총은 “노조조직률이 12%에 불과한 우리 현실에서 노동시간에 대한 통제권은 실상 사용자 주도로 결정된다”며 “특히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기간 확대요구는 1일, 1주 노동시간 제한이 없는 제도적 허점을 노리고 집중적인 장시간 노동을 시키고자 하는 사용자단체의 요구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또 중대재해처벌법 보완에 대해서도 “중대재해처벌법의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산업안전보건법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와 유사하게 만들어 경영책임자와 법인이 수사와 재판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며 “또 지침·매뉴얼을 통한 방식은 안전보건 규제를 형해화하는 대표적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장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 사무처장과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을 지낸 이 장관은 노사 업무 경험이 풍부한 만큼 노동계와 경영계 간 갈등을 조율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지순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은 “새 정부의 노동과제는 입법 개혁이 어려운 여소야대 국면에서 개혁해야 할 최소한의 과제를 정해놓은 것 같다”며 “특히 자율과 혁신이라는 측면에서 근로시간 규제를 현대화하는 것은 새 정부가 가장 신경 써야 할 과제임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금은 정부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과제도 국회 의견수렴이나 노동계와의 사전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긴 어렵다”며 “특히 노동계와 개혁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어 나가는 건 굉장히 중요한 전제 조건이기 때문에 사회적 대화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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