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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제 6회 이데일리 W페스타(세계여성경제포럼2017)의 ‘씬(Scene) 3, 최선을 다할 때 우리가 빛난다’ 세션에 참석한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과 최명화 최명화앤파트너스 대표, 이은경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박지선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 이행희 한국코닝 대표 등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실질적인 조언을 내놨다.
한때 KBS 아나운서였던 고민정 부대변인은 아나운서가 되기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실패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아나운서 시험을 봤지만 계속해서 떨어졌고, KBS에 입사한 뒤에도 비음이 많다는 지적을 받아 스트레스가 극심했다는 것. 회사 선배들의 계속되는 지적에 ‘이럴 거면 왜 뽑았나’라는 생각을 하며 자책하는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허스키한 목소리와 비음은 이제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고 부대변인은 “처음엔 힘들었지만 이제는 하도 많은 분들이 들어서 익숙해졌다”며 “순간 순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명화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를 거쳐 LG와 두산, 현대자동차 등에서 마케팅 최고 임원을 지낸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대학에서 불어불문학과를 전공한 것이 콤플렉스였지만 다양한 동아리에 가입하고, 방송국에서 보조작가를 하기도 하며 경험을 많이 쌓기 위해 노력한 것이 자신의 경쟁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사회에 나오는 여성들에게 △일단 버텨라 △일희일비하지 말고 어려움을 겪더라도 지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라 △직장인으로 살지 말고 직업인으로 살아라 등 3가지 조언을 내놨다.
특히 그는 “무슨 일을 하든 목적지가 보상이라고 생각하면 힘들고 의미가 없다. 오늘 하루 하루가 보상이라고 생각하고 살라”고 강조했다.
이은경 여성변호사회 회장은 과거를 돌아보지 말고 미래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변호사로서 권력의 정점도 보았고, 죽음의 문턱에서 힘들어하는 사람도 봤다”며 “과거에 자랑스러웠던 순간, 혹은 너무 슬펐던 순간을 트라우마로 남기지 말고 과감하게 떨쳐내기 바란다. 자기연민이나 자기혐오는 발목을 잡는다”고 말했다.
박지선 숙명여대 교수는 15년간 남성 위주였던 경찰대학 교수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이 스스로를 믿고 타인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가 경찰대 면접을 볼 때만 해도 “결혼은 했느냐”, “여자인데 잘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던 것은 스스로 얼마나 노력했는지 잘 알고 있었고, 최선을 다해 자신을 보여줬다는 판단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교수 혹은 변호사가 되었다는 것이 성공이 아니다. 좋은 교수가 있다면 나쁜 변호사도 있다.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크고 작은 노력들, 우연히 마주친 사람들이나 경험이 모두 모여야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이행희 한국코닝 대표는 지금의 20대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줬다. 이 대표가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만 해도 출근길 외판원 취급을 받았고, 20대가 너무나 암울했지만 이 때를 거쳐야 30대와 40대가 오고 성장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직장상사로부터 배울 점을 찾으라고 말했다. 상사는 늘 지시하고 원치 않는 것을 해달라고 요구하기 때문에 좋을 수가 없지만 그의 입장에서 생각하다보면 배울 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항상 멘토를 갖고 있었던 점도 사회생활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참석자들은 여성들이 서로 이끌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늘 여성 후배들에게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조심스럽고, 유리천장이 아직 존재하는 상황에서 잘못하면 혹독한 비난이 따른다는 것. 이들은 여성으로서 성장하는 데 많은 도움이 있었다면서 서로 돕고 응원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