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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발 '검은 월요일'…시총 600조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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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I 2026.06.08 17:00:27

반도체 주도 랠리의 역습
코스피·코스닥 동반 서킷브레이커
외국인 21거래일 연속 코스피 순매도
코스피 역대 하락률 9위·코스닥 14위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8일 한국 증시가 ‘검은 월요일’을 맞았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나란히 20분간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매매거래 일시중단)를 맞으며 각각 8%, 9%대 폭락했다. 하루 만에 600조원 안팎의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반도체 주도 랠리가 낳은 과열의 역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한국의 낙폭은 유독 두드러졌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엠피닥터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76.18포인트(8.29%) 급락한 7484.41에 마감해 역대 하락폭 2위, 하락률 9위를 기록했다. 코스닥도 91.05포인트(9.08%) 폭락한 911.39로 역대 하락률 14위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피에서 약 553조원, 코스닥에서 약 50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일본 니케이225(-3.85%), 대만 가권지수(-3.48%) 등 아시아 주요국이 일제히 하락했지만 국내 증시는 양 시장이 동반 폭락하며, 코스피는 오전 9시 3분 역대 9번째 서킷브레이커를 맞았고 코스닥에서도 오전 매도사이드카에 이어 오후 2시 36분 역대 12번째 서킷브레이커가 추가 발동됐다. 양 시장 동반 서킷브레이커는 3월 4일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방아쇠는 미국 5월 고용 서프라이즈였다. 비농업부문 고용이 17만2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8만5000명)를 두 배 이상 웃돌며 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가 급부상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10.3% 폭락했고 마이크론(-13.3%), AMD(-10.9%) 등이 투매를 맞았다. 주말 이란의 이스라엘 북부 미사일 공격으로 중동 리스크까지 재점화됐다.

한국이 유독 심하게 흔들린 이유는 차익실현 유인이 꼽힌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급등한 가격이 높은 변동성을 초래하고 있다”며 “금리 상승 우려나 개별 기업 실적 미달보다 반도체 주가 자체가 문제”라고 짚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연초 이후 지난 3일 고점까지 91.5% 급등했고, KRX반도체 지수는 고점인 4일까지 176% 뛰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3543억원을 순매도하며 21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기관도 1조6267억원을 쏟아냈다. 개인이 1조7631억원을 홀로 받아냈다.

시가총액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005930)가 10.18% 급락한 29만5500원, SK하이닉스(000660)도 7.68% 내린 191만1000원에 마쳤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본격 하락장에는 선을 그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5월 3개월 연속 300억달러 이상의 반도체 수출을 기록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강한 성장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하락은 대세 하락이 아닌 급등에 따른 속도 조절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코스닥은 반도체 대형주 쏠림 속 수급 공백에 따른 과매도 국면이 급락 원인으로 꼽힌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21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는 동안 코스닥에서는 오히려 이달 들어 3일을 순매수했다”며 “코스닥의 낙폭은 펀더멘털 훼손보다 수급 공백에 따른 과매도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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