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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총재는 24일 미 CNBC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발 통상 갈등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한국은 수출 중심의 경제이기 때문에 통상 갈등이 확실히 큰 역풍”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및 ‘IMF-WBG 춘계회의’ 등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이다.
그는 “한국은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뿐 아니라 미국이 다른 나라에 부과하는 관세에 따른 간접적인 영향도 받을 수 있다”며, 베트남에서의 반도체 생산이나 캐나다 내 한국 배터리 생산 등을 예로 들기도 했다.
이어 “한국은 매우 개방된 경제이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 간 또는 다른 국가들 간의 무역 갈등은 우리 수출과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총재는 “(우리 기업들이) 지난 5년 동안 공급망을 다변화했고, 특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왔다”며 “우리 기업들이 경쟁국에 비해 통상갈등 이전부터 준비해온 만큼,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의 통상갈등으로 공급망 다변화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봤다.
미 관세 정책과 관련한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가 우리나라 외환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총재는 이번달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 금리 동결 결정에 대해 “한마디로 불확실성 때문이다. 통상 갈등이 심화되고 있었고, 우리 경제는 확실한 역풍과 성장률 하락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금융시장에선 외환 변동성이 증가하고 통상 정책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전망의 기본 전제 조차 잡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선 새로운 데이터를 기다리면서 잠시 기다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어두운 터널에 들어갔을 때 잠시 속도를 늦추고 눈이 적응 될 때까지 가다리는 것이 낫다고 본 것”이라고 부연했다.
향후 통화정책 결정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글로벌 무역 협상, 미국의 금리 정책, 그리고 가계부채와 같은 국내 요인들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도 했다.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관련 질문에는 “경제·통상 관련 장관들이 내일 미국과 회담할 예정인데 그 이후에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며, 글로벌 통상 갈등 심화 여부와 국내 재정정책 계획 등 변수가 많아 현재로선 전망이 힘든 상황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정치 상황이 안정된 이후 (우리) 경제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0.2% 감소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대내외 악재에 내수는 얼어붙었고 우리 경제 성장 동력인 수출은 상대적으로 양호했으나 성장세를 이끌긴 역부족이었다. 전기대비로는 지난해 2분기 이후 3개 분기 만에 역성장이며, GDP는 전년동기대비로도 0.1% 감소해 코로나19 대유행 충격이 덮친 2020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뒷걸음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