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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르 박사는 연구기간 동안 이스라엘의 요르단 강 근처에서 발견한 수천 개의 물고기 화석을 분석했다. 불을 피우기 위해 사용한 부싯돌이나 벽난로 흔적 등 다양한 화석들이 발견됐지만, 연구진은 물고기 이빨이 남겨진 화석에 특히 주목했다. 생선의 뼈는 500℃ 이하의 온도에서 점차 녹기 시작하지만 이빨은 사라지지 않아 고대 인류가 생선을 구워 먹었단 증거가 된다.
조하르 박사와 연구진은 영국 런던 자연사 박물관에서 ‘분말 X선 회절측정법’(X-ray Powder Diffraction)을 사용해 생선 이빨에 열이 가해졌을 때 일어나는 변화를 분석한 뒤, 발견된 이빨 화석들과 비교·대조했다. 그 결과 화석에 남겨진 생선에는 200~500℃의 열이 가해진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구워 먹기 알맞은 온도라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고대 인류가 생선을 구웠는지, 데쳤는지, 볶았는지 등은 확인할 수 없지만, 부싯돌이나 벽난로 등의 화석들이 함께 발견된 것을 보면 흙으로 만든 오븐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한편 인류가 불을 사용하는 것에 완전히 익숙해진 건 170만년 전 호모 에렉투스 시절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고고학계에선 인류가 정확히 언제부터 불을 이용해 요리를 시작했는지가 논쟁의 대상이었다. 불을 이용한 요리는 음식을 더 쉽게 섭취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 때문에, 진화 속도 향상 등 인류 역사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조하르 박사는 “인류가 추위를 극복하기 위해 불을 사용했다고 해서 당시에도 음식을 구워 먹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그들은 우연히 불 옆에 놓여 가열됐던 생선을 먹었을지도 모른다”며 자신의 연구 결과가 확실한 증거를 제시했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