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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금리인하 가능성 열리나…채권·외환 '들썩'(종합)

경계영 기자I 2016.10.13 19:30:50

13일 금통위, 기준금리 만장일치 동결
경제진단도 안바뀌었지만 내년 전망치 하향
추가 인하 가능성에 채권값↑·원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앞두고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한국은행이 13일 기준금리를 넉달째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우리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지난달과 변함이 없었다. 그럼에도 원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1% 넘게 떨어지고 채권금리도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은 널뛰었다.

이번에 하향 조정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재료였다. 시장에서는 “가벼운 재료가 아니다”(A 시중은행 외환딜러)라고 봤다.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예상한 것이다.

◇소수의견 없었다…‘중립’ 유지한 한은

한은은 이날 이주열 한은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1.25%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넉달째 동결이다. 지난 4월 말 이일형·조동철·고승범·신인석 위원이 취임한 이후 여섯달 연속 만장일치 결정도 이어졌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으로 △국내 경제가 내수를 바탕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에 더 유의할 필요 등 두 가지를 꼽으며 “이번달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통화정책방향 문구 역시 지난달과 달라진 부분을 찾기 어려웠다.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다소 호전’이라는 문구가 빠졌지만 이 총재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심리지수(CSI)를 봤을 때 거의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우리 경제가 가고 있는 방향 역시 한은의 종전 전망대로라고 판단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7%로 유지된 까닭이다.

간담회에서의 발언 또한 중립적 기조를 지켰다. 이주열 총재는 내년 우리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일부 취약 신흥국의 금융경제 상황 불안 △구조조정에 따른 국내 경제주체의 심리 위축 등을 꼽으면서도 “경기회복을 촉진할 상방 리스크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 경제를 위협할 변수로 떠오른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노트7 단종에 대해서도 “삼성전자가 적극 대응하고 여타 제품으로 이전 효과도 있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내년으로 눈 돌린 시장 “추가 인하 가능성 충분”

그렇지만 시장이 주목한 부분은 내년 성장률 전망이었다. 한은은 10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7% 두되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1%에서 1.0%으로 하향했다. 내년 전망치의 경우 성장률을 종전 2.9%에서 2.8%로 0.1%포인트 낮추고 물가상승률을 1.9%로 유지했다.

공동락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매크로분석실장은 “4분기의 경우 올해와 내년 전망이 서로 겹치는 시기여서 올해는 물가, 내년은 성장률 각각 눈높이를 낮췄다는 사실 자체에 방점을 찍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실제 외환시장에서도 인하 가능성을 반영했다. 중국 무역지표 부진까지 더해지면서 위험자산 회피(리스크 오프) 분위기가 강해진 점 역시 영향을 줬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30원(1.09%) 상승한 1135.90원에 거래를 마쳤다(원화 약세). B은행 외환딜러는 “초반 원화로 바꾸려는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나왔지만 이후 역외에서의 달러 매수 폭이 확대됐다”고 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시장이 이번 한은의 기조를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에 가깝다고 판단했다”며 “달러당 1130원이라는 저항선이 뚫리면서 상승 폭이 더 커졌다”고 봤다.

채권시장에서도 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치며 채권금리가 하락(채권값 상승)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권 3년물 금리는 1.323%로 0.030%포인트 떨어졌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채권전략팀장은 “경기 회복에 대한 한은의 자신감이 다소 약해졌다”며 “내년 상반기 중으로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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