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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재 사장, 외화 검색업무 협약했는데 “업무 아니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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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일 기자I 2025.12.17 16:34:23

인천공항공사 사장 외화검색업무 쟁점
이학재 사장 협약하고서 "업무 아니다"
공항세관과의 업무협약 내용과 배치돼
"이 사장 책무축소해 해명한 것 아닌지"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지난해 미화 1만달러 초과의 외화에 대한 검색업무를 하기로 세관과 약속해놓고 불법 외화 반출(검색)이 공사의 업무가 아니고 법적 책임이 없다고 해명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학재 인천공항사장이 2024년 8월5일 김종호 인천공항세관장과 체결한 양해각서 일부 캡처본. (자료 = 정일영 의원실 제공)
이학재 사장, 외화 검색업무 명시하고 발뺌

17일 이데일리가 정일영(인천연수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인천공항공사와 인천공항세관의 경비 및 검색업무에 관한 상호협정 양해각서’(업무협약서)에 따르면 공사의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내에서의 검색 범위는 미화 1만불(달러) 초과의 외화 등(귀금속, 증권 등)을 포함한다. 검색 대상은 출국여행자가 국외반출하는 물품 등이고 공사는 적발 즉시 세관에 통보해 신병과 물품을 인계하기로 했다. 외국환거래법상 1만달러 초과의 외화를 해외로 가져갈 때는 관세청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 없이 반출하면 불법이다.

공사는 양해각서의 목적 달성을 위해 맡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기로 했고 양해각서에서 정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는 관련 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세관과 협의해 결정하기로 약속했다. 양해각서는 1년마다 자동 갱신되고 세관과 공사의 합의에 의해 수정·보완·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 협약서는 지난해 8월 이학재 사장과 김종호 인천공항세관장이 서명으로 체결됐다.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16일 공사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일각서 이 사장 책무 축소 지적

이학재 사장은 협약서에서 공사가 해야 할 일을 1만불 초과 외화 검색 등으로 명시해놓고 외화 반출 검색이 세관 업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이 사장은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 업무보고 때 외화 반출 차단에 대해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뒤 14일 페이스북에서 “불법 외화반출은 세관의 업무이고 인천공항공사의 검색업무는 칼, 송곳, 총기류, 라이터, 액체류 등 위해품목”이라며 “인천공항은 위해물품 검색 과정에서 불법 외화반출이 발견되면 세관에 인계한다”고 밝혔다. 그는 협약서에서 인천공항공사의 업무를 미화 1만달러 초과의 외화 검색 등으로 정해놓고 공사의 업무를 위해품목 검색으로 한정해 설명했다.

또 이 대통령이 17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외화반출 검색 업무는)정확히 말하면 관세청이 하는 일인데 관세청이 공사에 1만불 이상 외환 관리 업무를 위탁했다”고 발언하자 이 사장은 곧바로 페이스북에 “MOU는 양해각서로서 협력의사를 나타내는 것이고 법적 책임이 없다”며 “이와 달리 위탁은 법령 혹은 계약에 따라 업무를 다른 기관에 맡기는 것으로 법적 책임이 있다”고 표명했다. 이어 이 사장은 “외화 불법 반출 단속의 법적 책임은 관세청에 있고 인천공항은 MOU로 업무협조를 하는 것”이라며 “위탁받은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공사는 외환 불법반출 관련 법적 권한과 책임이 없어서 MOU를 체결해 유해물품 보안검색 시 관세청 업무를 도와주고 있는 것”이라며 “사실에 입각한 정확한 보고를 해줄 것을 국정 최고책임자의 참모들에게 당부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발언한 1만불 이상 외환관리 업무 위탁은 사실이 아니어서 이 사장의 설명이 타당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이 사장이 업무협약까지 해놓고 법적 권한과 책임이 없어 관세청을 도와준다고 표명한 것은 자신의 책무를 축소해 해명한 것 아니냐는 일부 국민의 지적이 나온다.

정일영 국회의원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이 사장은 대통령 업무보고 자리에서 공항 운영과 관세·외환 관리 등 기본 현안에 대해 제대로 답하지 못하며 대통령의 질문에 동문서답을 반복했다”며 “3년 가까이 인천공항 사장을 맡아온 공공기관장으로서는 알맞지 않은 모습이자 준비되지 않은 낙하산 인사의 전형”이라고 이 사장을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업무보고 때 “모르는 게 자랑은 아니다”며 “책임만큼 권한이 생기는데 권한은 행사하고 명예는 누리면서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도둑놈 심보다. 하기 싫으면 하지 않으면 된다”고 이 사장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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