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상 기업들은 만기가 도래하면 새로운 회사채를 발행해 기존 채권을 갚는다. 그래서 예년에는 12월부터 대표주관사와 계약을 맺고, 연초 발행을 준비하는 작업이 바쁘게 진행된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면서 국고채 금리가 오르고, 이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발행 계획을 미루고 있다. 금리가 높아질수록 발행 비용도 커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내년 연초 효과가 예년보다 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연초에는 투자 수요가 풍부해 발행이 늘어나지만, 올해는 금리 변동성이 커 발행사들이 조달 시점을 신중히 조정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과거에는 3~4월 만기가 있는 회사들도 금리가 낮은 연초에 맞춰 1~2월 조기 발행을 많이 했지만, 올해는 이러한 움직임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아직까지 내년 초 회사채 발행 계획은 확정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1월 발행 계획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며 “12월은 발행이 거의 불가능하고, 10월부터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기업들이 11월 이후 조달을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초 발행 일정이 예년보다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앞선 관계자는 “증권신고서를 내려면 대표주관 계약을 먼저 체결해야 하는데, 기업들이 아직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예년에는 12월 초쯤 ‘1월 발행이 많겠다’는 분위기가 금방 잡혔지만, 올해는 문의만 있을 뿐 구체적 논의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향후 발행 시점은 금리 흐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연말 투자심리 회복 여부 등을 종합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주와 다음주 금리 흐름을 지켜봐야 하고, 미국 FOMC 결과도 중요하다”며 “이런 요인들이 어느 정도 확인돼야 기업들이 본격적인 조달 시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2일 정도는 돼야 내년 1월 발행 물량의 윤곽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