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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미국은 성장, 규제 개선, 풍부한 에너지라는 세 가지 축을 새로운 ‘우선순위’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글로벌 성장 불균형 해소와 부채 문제 해결, 디지털 자산의 제도적 안착을 위한 규제 현대화 등을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과거 추상적인 공조 담론에서 벗어나 각국 경제의 실질적인 체질을 바꾸고 신산업 규제를 정비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미국 측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재경부는 이같은 지각변동에 대비하기 위해 국책연구기관과 협력해 미국이 던진 핵심 의제들을 심층 분석할 계획이다. 특히 디지털 자산 분야에서는 각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정합성을 비교하고, 금융안정위원회(FSB) 권고안을 국내에 적용할 때 고려할 점을 도출하는 데 집중한다. 아울러 미국 주도 스테이블코인 법 규제 도입이 국제 금융 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도 면밀히 검토한다.
금융 부문에서는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도입 장려를 위한 규제 현대화 방안과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위기관리 체계 개선안을 중점적으로 살핀다. ‘바젤3’ 도입 등 국내 금융 규제 현황을 주요국과 비교하고, 금융 부문 AI 도입 모범 사례를 발굴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또한 자금세탁방지(AML), 테러자금조달차단(CFT)과 관련한 국제기준 제정기구(FATF) 논의 동향을 분석해 국내 정책과의 조화도 꾀한다.
저소득국 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채무 재조정 속도를 높이고 대상을 확대하려는 미국 전략에 맞춰 대응 논리를 마련한다. 중국 등 주요 채권국의 대(對)개도국 부채 현황과 취약성을 분석하고, 부채 데이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우리 정부 대응 방안을 제안한다. 국제 사회 부채 투명성 강화 요구에 부응하는 동시에 국내 금융 시스템의 잠재적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가 발 빠르게 움직인 배경에는 2028년 예정된 한국의 G20 의장국 수임이 있다. 새 주기 세번째 의장국을 맡는 우리 정부는 그간 의장국 성과를 분석하고 우리가 주도할 수 있는 새로운 의제를 조기에 발굴하는 작업을 병행할 계획이다. 국제 금융 무대에서 규칙을 만드는 ‘룰 세터(rule setter)’로서 위상을 확립하고 국익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G20은 2025년 남아공을 끝으로 전 회원국이 의장국 수임을 한 차례 완료했으며, 올해 미국을 시작으로 다시 순번이 돌아오는 두 번째 주기를 맞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