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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준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 ‘1호 영입 인사’였고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 등을 지냈다. 이 때문에 탄핵 정국 속에 이 회장이 연임에 연연하지 않겠단 의사를 밝혔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농협금융의 지배구조상 이 회장의 연임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지배주주가 없는 소유분산기업 형태인 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과 달리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가 100%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다. 이에 지주 회장을 포함한 주요 계열사 CEO 인사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또 농협중앙회장이 새로 취임하면 인사권 존중 차원에서 계열사 대표 등이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관례도 있었다.
이 회장은 올 3월 NH투자증권 대표 선임을 두고 강 회장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농협중앙회는 강 회장의 측근인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NH투자증권 차기 대표로 추천했지만, 농협금융 임추위는 ‘독립성’을 내세우며 의견이 엇갈렸다. 결국 이 회장이 선택한 윤병운 당시 NH투자증권 IB사업부 부사장이 대표로 선임됐다. 외견상으론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 사이 갈등이 봉합된 듯 보였지만 이 회장의 입지가 좁아지는 계기가 됐다는 시각이 많았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NH투자증권 대표 인사 직후인 4월 농협금융지주 및 농협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를 하며 농협중앙회(대주주) 관련 사항과 주요출자자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 금지 등 지배구조 관련 사항을 살펴보고 개선토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강호동 회장의 고향 측근 인사 기용설이 나오는 농협은행장은 이석용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에선 차기 농협은행장 후보로 강태영 NH농협캐피탈 부사장과 강신노 농협은행 리스크관리부문 부행장, 최영식 농협은행 기업금융투자부문 부행장 등을 꼽고 있다. 이들은 모두 강 회장의 측근으로 같은 경남 출신이다. 강 회장의 중앙회 장악력 강화 등을 위해 동향 출신을 선택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중앙회장은 가진 권한이 지나치게 강하다”며 “인사권을 행사해 측근을 CEO에 앉히는 등 중앙회와 지주 사이 균형과 견제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