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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 격전지에 디지털 승부수 던졌다"…탑텐, 대구서 '2.0 시대' 연다[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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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I 2026.10.21 15: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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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100호점서 '탑텐 2.0' 첫선
전자 가격표·NFC…진열대 한 칸 폭 3배
'패밀리'·지역 고객 이해로 차별화
강남·명동 출점…부산 매장 리뉴얼

[대구=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옷걸이 옆 작은 가격표에 휴대전화를 갖다 대자 화면에 패딩 상품 페이지가 나타났다. 상품 사진과 가격, 구매하기 버튼까지 한 번에 뜬다.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온라인몰에서 다시 검색할 필요가 없다. 주변에는 종이 안내판 대신 전자 가격표와 대형 디지털 화면이 자리했다. 21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미리 공개된 탑텐 리뉴얼 매장의 모습이다.

21일 대구 중구 탑텐 동성로점에서 전자 가격 표시기(ESL)의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을 이용해 휴대전화로 상품 정보를 확인하는 모습. (사진=한전진 기자)
21일 대구 중구 탑텐 동성로점에서 전자 가격 표시기(ESL)의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을 이용해 휴대전화로 상품 정보를 확인하는 모습. (사진=한전진 기자)


가격표부터 진열대까지 싹 바꿨다…‘탑텐 2.0’ 첫선

신성통상의 제조·유통 일괄(SPA) 브랜드 탑텐은 오는 23일 대구 동성로점을 새롭게 연다. 지상 3개 층, 판매 면적 1128.5㎡(약 341평) 규모다. 유니클로와 무신사 스탠다드 등 주요 패션 브랜드가 경쟁하는 동성로에서 탑텐이 새로운 매장 전략을 꺼내든 것이다. 2015년 탑텐의 100호점으로 문을 열었던 이곳은 11년 만에 ‘탑텐 2.0’의 첫 매장으로 탈바꿈했다. 심판섭 탑텐 TT운영본부장(전무)은 이날 “매장 확대를 넘어 고객 경험 중심으로 전환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오는 23일 정식 리뉴얼 개점을 앞둔 대구 중구 탑텐 동성로점 외관. 지상 3개 층, 판매 면적 약 341평 규모다. (사진=한전진 기자)
오는 23일 정식 리뉴얼 개점을 앞둔 대구 중구 탑텐 동성로점 외관. 지상 3개 층, 판매 면적 약 341평 규모다. (사진=한전진 기자)
심판섭 탑텐 TT운영본부장(전무)이 21일 대구 동성로점에서 디지털 사이니지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심판섭 탑텐 TT운영본부장(전무)이 21일 대구 동성로점에서 디지털 사이니지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디지털화다. 진열대에는 종이 가격표 대신 전자 가격 표시기(ESL)를 설치했다.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을 통해 휴대전화로 상품 정보와 할인 행사를 확인하고 탑텐몰에서 구매까지 할 수 있다. 매장 곳곳 디지털 사이니지에는 시즌 상품과 행사 정보가 표시됐다. 플리스 진열 공간에서는 ‘플러피 플리스 집업 2만 9900원’이라는 안내가 화면에 나타났다. 종이 안내물을 출력하고 교체하던 매장 업무는 줄이고 고객 서비스는 강화하려는 취지다.

옷을 보여주는 방식도 바꿨다. 새로 도입한 ‘시스템 픽스처 2.0’은 벽면 진열대 한 칸의 폭을 기존 60㎝에서 180㎝로 세 배 넓힌 것이 특징이다. 같은 종류의 옷을 모아 색상과 무늬, 소재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했다. 고객 동선도 개선해 디지털 화면과 상품 전시를 따라 매장 안쪽까지 자연스럽게 둘러보도록 했다. 심 전무는 “과거에는 단위 면적에 얼마나 많은 상품을 넣느냐를 고민했다면 이제는 고객이 상품을 얼마나 잘 볼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매장 곳곳에는 대구의 색채도 담았다. 2층 스웨터 진열대에서는 빨강·연두·회색 니트 뒤로 실타래를 배치해 소재를 시각적으로 보여줬다. 3층에는 에어테크 패딩의 내부 구조와 충전재를 조명으로 표현한 전시물이 자리했다. 대구의 섬유산업 역사를 반영한 지역 아티스트 협업 공간도 마련했다. 계단과 유리창에는 대구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고, 지역 야구 문화를 상품과 연결한 콘텐츠도 선보였다. 전국 어디서나 비슷한 SPA 매장에 지역만의 이야기를 더한 셈이다.

심판섭 탑텐 TT운영본부장(전무)이 21일 대구 동성로점에서 주력 상품인 에어테크 진열 공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심판섭 탑텐 TT운영본부장(전무)이 21일 대구 동성로점에서 주력 상품인 에어테크 진열 공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탑텐 동성로점 3층 키즈 매장, 마네킹 옆 소품들은 대구 섬유산업에서 영감을 받은 소품들이다. (사진=한전진 기자)
탑텐 동성로점 3층 키즈 매장, 마네킹 옆 소품들은 대구 섬유산업에서 영감을 받은 소품들이다. (사진=한전진 기자)


SPA 격전지 동성로서 차별화…강남·명동으로 확대

탑텐 동성로점에서 직선거리 200m 안팎에는 무신사 스탠다드와 유니클로가 있다. 무신사는 2023년 1765㎡(534평), 유니클로는 지난해 2616㎡(791평) 규모로 문을 열었다. 탑텐의 차별점은 온 가족을 아우르는 상품 구성과 지역 고객에 대한 이해다. 동성로점 3층에는 남성 의류와 키즈·베이비 상품을 함께 배치했다. 심 전무는 “가장 큰 차별점은 상품과 패밀리”라며 14년간 지역 고객과 호흡하며 축적한 수요와 데이터를 경쟁력으로 꼽았다. 동성로를 첫 무대로 택한 것도 과거 패션 브랜드들이 상품 반응을 시험하던 곳으로, 고객 의견을 듣기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탑텐 동성로점 쇼윈도에 대구 지역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더 에센셜 피플(THE ESSENTIAL PEOPLE)' 콘텐츠가 전시돼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탑텐 동성로점 쇼윈도에 대구 지역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더 에센셜 피플(THE ESSENTIAL PEOPLE)' 콘텐츠가 전시돼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탑텐은 동성로점을 시작으로 매장 혁신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에 전국 27개 매장의 쇼핑 환경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환경을 개선한 매장들의 매출은 매장에 따라 15%에서 30% 이상 늘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내년에는 서울 강남대로에 신규 매장을 열고 명동 기존점 리뉴얼과 추가 출점도 추진한다. 부산 광복동 일대 매장 역시 내년 1분기 전면 리뉴얼할 예정이다. 향후 3년간 서울과 주요 대도시의 도심 상권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작업도 이어진다. 탑텐은 이르면 올 하반기 온라인몰을 개편하고, 오프라인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상품 추천과 고객관계관리(CRM)를 강화한다. 매장을 늘려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던 데서 벗어나 고르고 사는 경험까지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심 전무는 “그동안 온·오프라인 매장이 프로모션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큐레이션(선별추천) 중심으로 바뀌는 시기”라며 “동성로는 탑텐 2.0의 시작일 뿐 완성본이 아니다. 계속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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