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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9일 건고추(화건) 도매가격은 600g당 1만2300원으로 평년(최근 5년 평균·7376원)보다 66.8% 올랐다.
고추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건고추는 지난해 9월 가격 급등 이후 1년째 평년의 두 배 남짓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다 최근 폭염으로 작황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 고추는 30도 이상 고온에선 수정이 불량하거나 어린 과실이 떨어진다. 또 다른 김장 재료인 생각 역시 건조한 토양 탓에 줄기에 무름병이 생긴다.
배추(포기당 4119원), 무(개당 2362원) 가격도 평년과 비교해 각각 46.1%, 101.2% 높다. 특히 최근 한 달 새 두 배 이상 오르면서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 가격은 훨씬 크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평년 수준이었으나 고랭지 배추 주산지인 강원 지역에 폭염에 따른 무름병이 확산하는 등 작황이 악화하면서 가격이 뛰었다.
소비자로서는 마땅한 대안도 없다. 대부분 채소 가격이 뛰었기 때문이다. 감자를 비롯해 양배추, 시금치, 당근, 오이 등 대부분 채소류가 평년의 1.5배에서 많게는 3배까지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양배추는 포기당 6588원으로 평년(2102원)의 세 배가 넘는다. 가격이 평년보다 낮은 견 청상추나 양파, 청양고추 정도뿐이다.
대표 여름 과일도 신음하고 있다. 수박은 개(8㎏)당 도매가격이 2만5083원으로 평년보다 1.5배, 한 달 전의 2배까지 올랐다. 워낙 가격이 뛰면서 마트에선 2분의 1조각, 4분의 1조각으로 나누어 판매하는 모습도 늘어나고 있다. 복숭아도 백도 4.5㎏당 2만6157원으로 평년보다 75.9% 높다. 사과나 배 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최근 한 달 새 16~38% 오르는 등 폭염 피해가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농림축산식품부도 농업협동조합(농협) 등 관계단체와 함께 피해 최소화를 위한 수급 안정 대책을 추진 중이지만 유례없는 폭염 장기화로 한계에 부딪힌 모습이다. 이달 초까지 폭염 피해규모는 여의도의 5.4배로 커졌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폭염에 따른 “물가 안정을 위해 농수산물 비축물량 방출 대책을 만들고 있다”며 “농가 피해에 대해서도 예비비를 써서라도 피해 보상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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