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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해 6700여 가구를 올해 안으로 ‘완판’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서홍 대림산업 주택사업실장)
이달 말 수도권 경기지역에서 지방 광역시보다 저렴한 분양가를 전면에 내세운 역대 최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선보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에 다시 도래한 아파트 분양시장 활황기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전세난에 시달리는 서민과 보금자리를 찾는 수요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23일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아파트가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을 개시한다. 대림산업(000210)이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완장리 일대 남사도시개발사업지구에 짓는 단지다.
한 단지에서 한꺼번에 분양하는 물량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총 6개 블록에 지하 2층~지상 29층짜리 아파트 67개 동이 들어선다. 이 중 내년 3월 분양 예정인 1블록 테라스하우스 75가구를 뺀 2~6블록 6725가구를 이번에 분양한다.
주력 주택형은 전용면적 59㎡와 84㎡다. 각각 1470가구와 3752가구로 전체 분양 물량의 78%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전용 44㎡ 686가구, 65㎡ 150가구, 90㎡ 407가구, 97㎡ 236가구, 103㎡ 24가구 등 틈새 평형으로 이뤄졌다.
전용면적별로 44㎡ 투룸형은 1억 4000만원대, 방 셋 딸린 59㎡와 84㎡는 각각 1억 9000만원, 2억 7000만원 선에 공급한다. 중대형인 97㎡형도 분양가가 3억 2000만원대다. 홍록희 대림산업 분양팀장은 “차로 10분 정도 걸리는 인근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올해 청약을 받은 아파트 분양가보다 최대 1억원 이상 싼 가격”이라며 “예상 수요층인 용인이나 화성, 수원 등의 아파트 전셋값 수준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도시에서 대단지 아파트 입주 초기에 흔히 겪는 미흡한 기반시설로 인한 불편을 보완한 것도 장점이다. 대림산업은 회사가 직접 신도시급 택지 개발을 주도하는 민간 개발사업인 만큼 편의시설 조성에도 공을 들일 계획이다. 단지 곳곳에 마련한 공공시설 용지에 4개 초·중·고교와 주민센터·우체국·치안센터 등을 유치하고, 대형 도서관·수영장·골프연습장 등 6개 테마파크를 조성한다. 단지 중앙에는 1~5층짜리 상가 점포 144개로 이뤄진 750m 길이의 스트리트몰을 만들고 대림산업이 직접 임대해 운영할 예정이다. 2만여 명의 거주 여건을 책임져 아파트 분양에서 입주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는 회사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가격도 비교하기 나름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한숲시티에서 동쪽으로 2㎞ 남짓 떨어진 이동면에서 2010년 입주한 ‘송전마을 세광엔리치타워’(782가구) 전용 84㎡ 아파트의 현재 매매 시세는 2억 500만원이다. 비교 대상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분양가에 대한 체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너무 많은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칫 공급 과잉으로 인해 분양가보다 시세가 내려가면 입주 포기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서다. 박상욱 우리은행 PB부동산팀장은 “남사지구는 동탄2신도시 산 너머에 있어서 엄밀히 말하면 같은 생활권이라고 보긴 어렵다”면서 “동탄2신도시 분양 물량이 워낙 많다보니 2~3년 뒤 입주 시점에 시장이 출렁거릴 경우 과도한 공급 물량으로 인해 입주 지연 등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