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살인사건 6주기… 여성들 “아직도 여전히 불안”

권효중 기자I 2022.05.17 21:53:23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6주기 추모 문화제
“여성들엔 여전히 안전하지 않은 사회”
“여가부 폐지 등 尹정부 여성정책 후퇴 우려”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서울 내 대표적인 번화가로 꼽히는 강남역 앞에서 한 여성이 살해당한 이른바 ‘강남역 사건’이 6주기를 맞았다. 사건 발생 후 6년이 지났지만, 여성들은 여전히 불안을 호소한다.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여성가족부 폐지와 같은 여성정책 ‘후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여성회의 강남역 사건 6주기 온라인 추모 공간 갈무리 (사진=서울여성회)
서울여성회는 17일 저녁 강남역 사건의 피해자를 추모하는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2016년 사건 발생 후 매해 이어온 행사다. 서울여성회와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서페대연)는 문화제에 앞서 온라인 공간에서 추모 메시지를 받았다.

여성들은 여전히 일상에서 불안을 느끼고 위협을 받는다면서 피해자에 애도와 연대 목소리를 냈다. 온라인 추모 메시지를 적은 한 시민은 “6년이 지난 만큼 세상이 어떤 부분에선 나아졌지만, 여전히 여성의 현실은 그대로”라며 “여성 혐오 범죄가 없는 나라가 될 때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다른 시민은 “여전히 여성은 안전하지 않은 세상에 살고 있고, 너무 흔해서 보도조차 되지 않는 죽음이 많다”며 “모두가 위협 없이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고 적었다.

강남역 사건은 지난 2016년 30대 남성이 강남역 근처의 노래방 건물 화장실에서 마주친 초면의 2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건이다. 남녀공용화장실에서 가해자는 여성이 들어오기 전 6명의 남성은 그냥 보내고, 여성만 범행 대상으로 노린 걸로 알려졌다. 이에 여성단체들은 이 사건을 ’묻지마 살인’이 아닌, 취약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여성혐오 살인 사건’으로 규정했고, 가해자 김성민은 징역 30년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문화제 참석자들은 이 사건 후에도 우리 사회엔 괄목할 만한 변화는 이뤄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더군다나 윤석열 정부에선 여가부 폐지를 포함해 여성정책이 후퇴할 것이란 걱정까지 안게 됐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여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상담·지원 단체들은 “여성폭력을 막기 위해서는 성평등 전담 부처가 반드시 필요하고, 고위 공직자들의 권력형 성폭력 등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여가부 폐지’가 아닌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윤미영 서울여성회 사무처장도 “윤석열 정부는 선거 과정에서부터 성별 갈라치기, 여성 혐오 정치 등을 해왔고 여가부 폐지로 대표되는 여성정책의 후퇴도 예상된다”며 “여성들은 제대로 된 대책 마련 등을 위해 현실을 좌시하지 않고 끝까지 연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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