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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라임펀드' 제재심 결론 못내…추후 재심의

노희준 기자I 2021.07.15 21:02:25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및 내부통제 부실
내부통제 부실로 CEO 중징계 가능한가 쟁점
배상 권고안 및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소송 변수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하나은행이 사모펀드 환매 중단 및 불완전 판매 등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제재 심판대에 올랐지만 15일 결론을 내지 못했다. 중징계 대상자인 지성규(사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은 제재가 과하다며 적극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후 2시 하나은행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열었다. 제재심은 금융회사 및 그 임직원의 제재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한 금감원장 자문기구다.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제재심 위원장을 맡고 법조계·학계 등 외부의 금융분야 전문가들이 제재심 위원회를 구성한다. 이날 제재심은 오후 8시50분께 결론 없이 끝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재심은 추후 다시 회의를 속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내부통제 부실로 CEO 중징계 가능한가

하나은행은 라임자산운용·디스커버리·헤리티지·헬스케어 펀드 등의 불완전 판매 이슈 등으로 심판대에 올랐다. 금감원은 불완전 판매 책임을 물어 하나은행에 중징계인 ‘기관경고’를, 당시 은행장이었던 지성규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에게도 중징계인 ‘문책 경고’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회사에 대한 제재는 ‘인허가 취소-영업정지-시정명령-기관경고-기관주의’로 나뉜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는 ‘해임 권고-직무 정지-문책 경고-주의적 경고-주의’ 등 5단계로 구분된다. 문책 경고 이상은 연임 및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다.

금감원은 불완전 판매가 이뤄진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부실로 최고경영자를 중징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내부통제는 법규 준수 등을 위해 임직원이 지켜야 할 절차를 말한다. 금감원은 그 근거로 지배구조법 및 관련 시행령을 근거로 들고 있다. 지배구조법 제24조 등에서는 은행 등 금융회사에 신상품 개발 및 판매과정 등에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할 의무를 명시적으로 부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하나은행은 내부통제 부실에 따른 책임으로 경영진에게 중징계를 제재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약하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이 주장하는 해당 조항은 ‘금융회사가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라’는 의미이지 금융사고가 터졌을 때 경영진에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직접적인 근거는 아니라는 것이다.

지성규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은 이날 처음 열린 제재심에 직접 첨석해 이런 측면을 적극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재심은 대심제 방식으로 진행된다. 법원에서 열리는 재판처럼 제재 대상자와 금감원 검사국이 동시에 출석해 제재심 위원들 앞에서 질의와 답변을 통해 공방을 벌이는 방식이다.

(자료=금감원)
◇ 라임펀드 배상 권고안 및 손태승 회장 1심 변수

제재심이 열리기 하루 전에 결정된 금감원의 라임사산운용 펀드(라임펀드) 투자 손실 배상 권고안은 제재 수위에 변수가 될 수 있다. 금감원은 하나은행에 은행에서 라임펀드에 가입해 손실을 본 투자자 A씨에게 손해액의 65%를 배상해주라고 권고했다. 하나은행이 이를 수용하면 은행의 소비자 구제 노력으로 참작될 수 있다. 금감원 검사·제재규정을 보면 ‘사후 수습 노력’을 기관 및 임직원 제재의 감면사유로 정하고 있다.

실제 같은 라임펀드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 CEO 제재를 받은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의 경우는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가 권고한 배상안을 수용해 징계수위를 감경받았다. 하나은행은 이날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에서 권고한 라임 국내펀드 배상 비율을 전적으로 수용한다고 밝혔다.

다음달 20일 예정돼 있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금감원 상대 행정소송 1심도 변수다. 손태승 회장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F)와 관련해 내부통제 부실로 중징계를 받자 금감원을 상대로 징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금감원이 지 부회장에게 적용한 논리가 동일하게 적용된 사안이다. 손 회장 1심 결과에 따라 지 부회장의 제재심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 회장의 1심 판결을 보고 금감원이 제재심 결론을 내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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