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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의원은 지난 4월 열린 제21대 총선에 민주당의 위성 비례정당이었던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자로 출마할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공직선거 후보자 재산신고를 하면서 동생 이름으로 차명 보유 중인 상가건물 대지 지분 등을 누락시킨 채 허위로 기재한 재산 신고서를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에 따르면 더불어시민당은 지난해 4월 8일 다주택 등 양 후보 재산과 관련한 한 언론 보도가 나온 뒤 해당 언론이 양 후보 동생을 취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당 조사팀을 통해 양 후보 동생에게 접촉하려고 시도했다. A씨는 “다음 날 아침 양 후보 동생과 전화가 연결됐고, 여기서 양 후보 동생이 양 후보의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을 말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어 “당시 통화에서 양 후보 동생은 양 후보에게 네 건의 명의신탁 부동산이 있다고 설명했다”며 “그는 어머니와 큰 누나인 양 후보가 다 알아서 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내가 ‘형제 사이인데, 왜 누나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느냐’고 양 후보 동생에게 묻자 그는 ‘누님이 욕심이 많다’며 재산 관계에 불만이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증언했다.
조사팀은 이후 양 후보에게 부동산 명의신탁 등에 대해 물어봤고, 양 후보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대답했다. 이에 조사팀은 양 후보와 양 후보 동생의 대질조사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양 후보 동생은 “전날 마신 술이 덜 깬 상태에서 큰 누나에게 불만이 많은 상태에서 사실과 다르게 대답했다”고 앞서 조사팀에 했던 자신의 진술을 번복했다.
A씨는 양 후보 동생의 진술 번복에도 당 차원에서 양 후보에게 사퇴를 권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A씨는 “명의신탁에 대해 묻지도 않았으나 양 후보 동생이 먼저 명의신탁 이야기를 꺼낸 점 등을 미뤄볼 때 첫 번째 진술이 더 신빙성 있는 것 같았다”며 “당 차원에서도 양 후보를 고발해서라도 사퇴시켜야 한다는 말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 의원 측 변호인은 양 후보 동생의 첫 번째 진술 외엔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취지로 진술을 반박했다. 변호인은 또 “조사팀이 전화 통화할 당시 양 후보 동생에게 통화가 녹음된다는 사실을 고지했느냐”, “통화 녹취록 등이 담긴 양 후보 조사 문답서가 언론 보도됐는데, 이 자료에 비밀유지 의무가 있는 것 아니냐”는 등 증거와 관련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양 의원 측은 첫 공판에서 해당 부동산 지분이 동생 소유이라고 주장하며 재산 신고서를 허위로 기재하지 않았다고 반박한 바 있는데, 이날도 같은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양 의원 측은 “당시 세무관서에서 부동산 자금 출처를 조사했고, 동생 명의 부동산은 15년 전 부모로부터 증여가 인정돼 동생에게 증여세 부과 처분이 확정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날 양 의원 측은 무고 혐의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검찰에 따르면 양 의원은 지난해 5월 당에서 자신을 고발하려는 정황을 알게 되자 고발 관계자와 관련 내용을 취재했던 기자들을 상대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는데, 검찰은 이를 고발인을 압박하려는 목적으로 한 허위 고소로 보고 무고 혐의로 양 의원을 기소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은 지난 5월 양 의원을 재산 축소신고 등 허위사실 공표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정당의 공직자 추천 업무를 방해한 혐의,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등기에 관한 법률(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검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뺀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했다.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했으며,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7년이 만료돼 공소권 없음 처분을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은 해당 의혹을 이유로 양 의원에게 사퇴를 요구했지만, 양 의원은 사퇴하지 않았고 민주당은 결국 양 의원을 당에서 제명했다. 다만, 양 의원은 법원의 당선무효형 확정판결 이전까지는 관련법에 따라 의원직을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