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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권한 분산 vs 尹총장 허수아비 굳히기"

이성기 기자I 2020.07.30 18:25:33
[이데일리 이성기 김겨레 기자]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권력기관 개혁 당정청 협의회` 초점은 사실상 검찰이었다. 그간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과도한 직접수사를 대폭 축소하는 등 검찰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키겠다는 게 핵심. 1차적 직접 수사를 `반드시 필요한 분야`로 한정하고, 검·경 간 관계를 `수사 지휘`가 아닌 `협력 관계`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통합당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허수아비로 굳히기 위한 작전회의를 연 셈”이라고 비판했다.

김태년(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개혁 당·정·청 협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직접 수사 범위 줄이고 검·경 관계 `지휘`에서 `협력`으로

우선 직접수사 개시 범위가 개정 검찰청법에 명시된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등 6대 범죄로 제한된다. 마약 수출입 범죄를 경제 범죄의 하나로, 주요 정보통신기반시설에 대한 사이버 범죄는 대형참사 범죄의 하나로 포함키로 했다. 이 외 부패 및 공직자 범죄의 주체인 주요 공직자의 신분과 일부 경제범죄의 금액 기준은 법무부령에 둘 방침이다.

이에 따라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시행령은 검찰의 수사 개시 범위를 `4급 이상 공직자` `부패범죄에서 3000만원 이상 뇌물죄` 등 범죄 분야에 따라 제한하는 방향으로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잠정안에서 논란이 됐던 `국가·사회적으로 중대하거나 국민 다수의 피해가 발생하는 사건을 수사 개시할 경우,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조항은 최종 조율 단계에서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당정청 협의 내용과 함께 최근 여권의 행보를 두고 윤 총장 옥죄기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앞서 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비(非)검찰 출신 총장 임명 △검찰총장의 구체적 수사지휘권 폐지 △법무부 장관의 고등검사장 서면 지시 △검찰총장 인사 의견 검찰인사위원회 서면 제출 등의 내용을 권고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윤 총장을 겨낭한 `검찰총장 힘빼기` 법안을 잇달아 발의하며 가세했다.

김용민 의원은 검찰총장을 장관급에서 차관급으로 대우하도록 명시한 검찰청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고, 김남국 의원은 판·검사·경찰 등이 부당한 목적을 가지고 사실관계를 왜곡 조작하거나 법을 부당하게 적용하는 등 행위를 하면 7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는 `법 왜곡죄`를 신설하는 형법 개정안을 냈다.

전방위 압박에 시민사회단체서도 `쓴소리`

여권의 전방위적 압박에 “명분만 `검찰 개혁`이지 이 모두가 `검찰총장 탄압`”이라는 야당뿐 아니라 시민사회단체들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참여연대는 “법무부 장관에 구체적 수사에 대한 지휘권까지 부여하고 인사권까지 강화하자는 제안”이라며 “생뚱맞고 권한의 분산이라는 취지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한발 더 나아가 “(해당 권고안은)법무부 장관이 고검장을 수사 지휘할 수 있도록 해 정치권력이 검찰권을 휘두를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폐기를 촉구했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의회를 말살하고 검찰을 굴종시킨 뒤 그들만의 세상을 축하하는 축배의 자리로 보였다”면서 “검찰총장을 `식물`로, 검찰을 `행정 공무원`으로 고착화 시키도록 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반면 경찰 개혁 방안에서는 정보 경찰 폐지, 수사 독립성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없어 핵심이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 시민사회단체 `경찰개혁네트워크`는 “정보경찰 폐지를 포함 민주적 통제 강화 등 경찰 개혁의 핵심적인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내놔야 할 것”이라면서 “논란이 되었던 국가수사본부장의 수사 독립성을 어떻게 확보할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국가수사본부의 설치는 사법경찰의 독립성 확보, 경찰 권한의 분산이라는 취지에 부합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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