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보유자산 매각·유동화를 위해 수직계열화된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자산매각·유동화가 동시에 이뤄지는 투트랙(two track)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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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이 강력한 자구계획을 요구한 만큼 두산그룹은 지배구조 개편까지 염두에 둔 실제 실행 가능한 수준의 재무구조 개선안이 필요하다”며 “중간지주사인 두산중공업과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자회사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을 절연하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 ‘㈜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밥캣’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된 지배 구조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두산중공업 자회사로는 두산건설만 남게 되며 두산그룹은 ㈜두산 산하로 재편된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을 활용한 레버리지를 통해 시장성 자금 조달에 나설 수 있다.
자산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 방안에도 관심이 쏠린다. 여기에는 특허권 포함 두산중공업 일부 사업부 분할 매각, 두산중공업 유상증자 참여를 통한 오너 일가 사재출연, 두산밥캣 지분 유동화 또는 담보대출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이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 텐데 그때까지 생존하려면 계열사 일부 매각 정도로는 정상화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두산의 문제점 중 하나가 (오너가의) 집단 지도체제인데 (대주주의) 굉장히 큰 결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가장 유력한 매각 계열사는 ㈜두산의 핵심 자회사인 두산솔루스(2차 전지용 전지박)와 두산퓨얼셀(연료전지 사업) 등이다. 이 가운데 수면 위로 올라온 두산솔루스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카이레이크와 지분 51%(경영권 포함) 또는 전량에 대한 인수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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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퓨얼셀은 연료전지 계열사로 두산솔루스와 함께 두산그룹의 양대 신사업 계열사로 꼽힌다. ㈜두산이 약 30%의 지분을 보유 중이고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하면 보통주만 65.08%에 달한다.
두산중공업 역시 최근 자체적으로 두산건설 매각을 위한 잠재 인수후보들에게 인수의사를 타진해본 만큼 두산건설도 매각 대상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등 오너 일가는 두산중공업이 추진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로 사재출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 명예퇴직, 일부 휴업 등 두산중공업 자체적으로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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