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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나는 악취 알고보니 30년 보관한 어머니 시신

이소현 기자I 2021.02.15 17:23:30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분석 의뢰
사체유기죄 혐의 검토…7년 공소시효 관건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서울 도심의 한 건물 옥상에서 30년가량 방치된 것으로 보이는 미라 상태의 여성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15일 동대문구 제기동에 있는 3층 규모 다세대주택 옥상에서 부패한 시신이 발견돼 유기 경위를 내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0일 오후 2시께 옥상을 청소하던 청소업체 직원이 “천에 싸여 있는 물체에서 심한 악취가 나는데 시신 같다”는 취지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실제 다세대주택 옥상에 있는 대형 고무통 안에서 여성 시신이 발견됐으며, 시신은 미라처럼 ‘시랍화’(시신이 밀랍인형처럼 보존되는 현상)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주변인 진술 등을 통해 아들이 자신의 어머니가 사망한 이후 장례를 치르지 않고 시신을 30년 동안 옥상에 보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노모의 사망신고는 정상적으로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DNA(유전자) 분석을 의뢰했으며, 사망자의 신원과 사망 시점이 확인되면 아들과 건물주인 손녀 등 가족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시신을 버리거나 방치하면 사체유기죄로 7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건물주인 손녀는 시신의 존재를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찰은 사망 시점이 30년 전이라면 공소시효가 지났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사체유기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들이 80대가 넘어 요양병원에 있는데다 치매 증상을 보여 조사가 쉽지 않다”며 “사체유기죄 등 혐의를 적용해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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