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이재용 '특경법 횡령' 적용에 삼성 당혹…최대 무기징역

조용석 기자I 2017.01.16 18:25:34

형량 결정 최대 변수, 양형규칙도 5~8년 규정
삼성 "무조건 막는다", 법무인력 300명 총동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검 사무실에 ‘뇌물 공여’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 = 이데일리DB)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뇌물공여·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뇌물죄보다는 횡령죄가 이 부회장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대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며 실제 형량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양형 규칙을 감안해도 최소 5년 이상이 유력하다. 이 부회장 측은 중형을 피하기 위해 횡령죄 방어에 역량을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 횡령은 최대 무기징역, 뇌물공여는 5년 이하

특검은 16일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약 430억원의 뇌물공여 외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 위반 횡령 혐의로 적용했다고 밝혔다. 횡령 혐의의 경우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지 않았지만 수백억원대가 확실하다는 분석이다.

최초 관심이 집중됐던 부분은 특검이 이 부회장에게 뇌물공여죄를 적용할 수 있는 지 여부였다.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죄를 입증해야 박 대통령과 최순실(61)씨 등에게 뇌물수수죄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형량을 결정지을 최대 변수는 뇌물공여가 아닌 특경법상 횡령 혐의가 될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뇌물을 받은 사람에게 적용되는 ‘뇌물수수’의 경우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적용이 가능해 뇌물수수액이 1억원만 넘어도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할 수 있다.

그러나 뇌물을 준 ‘뇌물공여자’에게는 형량을 무겁게 하는 특별법이 없다. 형법상 뇌물공여죄(133조)에 따르면 뇌물공여자로 지목된 이 부회장에게 할 수 있는 처벌은 5년 이하의 징역이 최고다. 3년 이하의 징역·금고가 선고되면 집행유예로 풀려날 수 있다.

하지만 특경법상 횡령의 경우 범죄액이 50억원이 넘으면 최대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무겁게 처벌한다. 실제 법원이 형량을 결정하는데 참조하는 양형 규칙에도 횡령액이 300억원이 넘을 시 5~8년의 실형을 선고토록 규정하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법원에서 횡령죄를 인정하느냐가 이 부회장의 형량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철 특검보가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기자실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 = 이데일리DB)
◇ 뇌물공여=횡령죄 아냐…특검·삼성 법리 공방 치열할 듯

법조계에서는 법원이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를 인정해도 횡령 혐의까지 유죄로 볼지는 의문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횡령 혐의가 인정되려면 이 부회장이 개인적인 이득을 목적으로 최씨 등에게 불법 지원했다는 점을 특검이 증명해야 한다.

특검이 영장 청구 뒤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삼성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그리고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하는 부분에 관해 부정청탁을 했다”고 설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공금을 유용해 개인적 이득에 해당하는 경영권 승계를 이루려고 했다는 의미다.

서울지역 법원의 한 판사는 “횡령죄가 인정되려면 회사 공금을 개인적인 목적으로 썼다는 점이 뚜렷하게 인정돼야 한다”며 “삼성 쪽에서는 ‘회사 발전을 위해 돈을 썼다’고 주장할텐데 법원이 이 부분을 받아들이면 뇌물공여는 인정해도 횡령은 무죄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 역시 이 부분을 충분히 고려하고 대응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 부회장의 구속을 막고 법적 대응논리를 마련하기 위해 계열사까지 포함해 약 300여명의 법무팀 인력을 총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 `국정농단`

- 안민석 “이재용 구속 이끈 노승일 부장을 도와주세요” - 최순실 "대통령도 바뀌었으니 의혹 말고 제대로 밝혀달라" - 특검, '의료농단' 김영재 원장 징역 2년6월 구형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